이른바 ‘진보 진영’으로 불리는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은 ‘9시 등교’를 적극 권장하고 초등학생의 석차와 점수가 기재된 성적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에 중도 성향의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9시 등교’에 대해 학교장 권한이라며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 충남, 초등생 성적표 없앤다
충남도교육청은 올해 처음 출범하는 21개 ‘행복나눔학교’에 대해 새 학기부터 오전 8시 반 이후 등교를 추진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도교육청이 전인교육 실현과 공교육 정상화를 내세우며 출범시키는 행복나눔학교는 초등학교 13곳, 중학교 5곳, 고교 3곳 등 모두 21개교로 학교당 3000만 원 내외의 운영비가 지원되고 학급당 정원 하향 조정, 교무 행정사 우선 배치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도교육청은 이 학교들에 대해선 등교 시간을 오전 8시 반 이후로 적극 권장했다. 또 석차와 점수로 기재되던 초등학생의 성적표가 금지된다. 그 대신 학생 개개인의 과목별·영역별 성취 수준과 학습 이해 정도를 상세하게 기술한 통지표를 만들기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김 교육감 취임 후 석차 및 점수를 공개하지 않도록 권고했으나 앞으로는 모두 금지한다”며 “등교시간은 학교별 운영 상황을 지켜본 뒤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대전, ‘9시 등교’ 학교장 알아서
대전시교육청은 서울, 경기, 충남북, 세종시 등 전국 다수 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9시 등교’에 대해선 학교장 권한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교육청은 새 학기 개학을 앞두고 최근까지 초중고교생(12만3521명)과 교원(1만1187명), 학부모(13만8957명)를 대상으로 등교 시간에 대해 설문조사했으나 반응이 엇갈렸다고 밝혔다. 초등 4∼6학년의 경우 현재 등교 시간을 빠르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학생 32.8%, 학부모 24.2%, 교원 19.0%에 그쳤다. 중학교에서는 학생 44.2%, 학부모 33.3%, 교원 33.5% 등이었다. 반면 일반고에서는 학생 77.3%, 학부모 69.7%, 교원 65.5% 등이 현재 등교시간이 빠르다고 답했다.
대전의 고등학교 등교 시간은 오전 7시 30∼40분이 32%로 가장 많고 오전 7시 반 이전에 등교하는 학교도 19%에 이른다. 대전시교육청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 전체적으로는 ‘빠르다’와 ‘적당하거나 늦다’는 인식이 비슷하게 나타났다며 일선 학교에 자율시행 권장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전시교육청은 1989년 충남도교육청에서 분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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