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연구팀 뇌로 조종 성공
어깨에 넓적다리 근육 이식시켜… 약한 뇌신호, 인공 손에 직접 전달
의수(인공 손)로 오렌지 껍질을 까고, 드릴로 나사를 조이고, 칼로 야채를 썰고….
오스트리아 빈대 의대 연구실에서 의수를 장착한 건장한 남성 셋이 이 같은 일을 척척 해내자 연구팀은 환호했다. 섬세한 손동작까지 의지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4일(현지 시간) 빈대 의대 연구팀이 생각만으로 조종 가능한 의수에 대한 임상시험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재활의학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의수의 주된 과제는 ‘의지대로 움직이는 팔’을 만드는 것. 의수와 사람의 뇌가 주고받는 신호가 너무 약해서 인공 관절에 달린 버튼을 눌러야만 자유롭게 동작을 통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빈대 연구팀은 이런 약점을 개선해 약한 뇌 신호만으로도 팔을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우선 연구팀은 환자의 끊어진 어깨 신경 부분을 보강했다. 뇌와 팔 사이를 잇는 어깨 신경 부분에 넓적다리 근육을 심어 신경계를 튼튼하게 해 손과 이식된 신경이 신호를 긴밀하게 주고받도록 했다.
그런 다음 연구팀은 환자들의 팔을 절단해 의수를 장착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의수’는 인체 신경 신호에 정확하고 빠르게 반응하도록 고안됐다. 환자들은 이번 임상시험에 참가하기 위해 제 기능을 잃은 팔을 절단하는 데 동의했다. 수술을 집도한 빈대 의대 오스카어 아스만 교수는 “넓적다리 근육을 이식해 신경계가 지속적으로 증식하면서 새로운 신경회로를 만들도록 한 것이 핵심”이라며 “이 신경 신호들이 의수로 전달돼 뇌 신호와 의수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자들은 팔을 절단하기 전 9개월간 적응훈련을 거쳤다. 컴퓨터에 가상 의수를 띄운 뒤 화면에 집중해 생각만으로 의수를 조종하는 연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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