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 전력 남성과 수시로 전화, 연락끊겨 찾아갔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일 16시 40분


경찰이 자살 시도 전력이 있는 남성을 걱정해 집에 찾아갔다가 또 다시 자살을 시도한 장면을 목격하고 구조했다. 1일 서울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안암지구대 소속 우종민 경사(31)는 지난달 24일 성북구에 사는 염모 씨(38)에게 전화를 했다가 연락이 되지 않자 집에 찾아갔다. 염 씨는 수면제를 과다복용한 뒤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 우 경사는 119 구급대를 불러 방범창을 뜯고 들어가 구조해냈다. 염 씨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염 씨는 지난달 19일에도 수면제를 과다 복용했다. 염 씨의 여자친구는 이틀 뒤인 21일 그가 또 자살을 시도할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때 우 경사가 출동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염 씨는 자살을 기도한 건 아니지만, 술에 취해 방에 홀로 쓰러져 있었다. 옆에는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 어머니 수발에 필요한 돈을 동사무소에 맡긴다’는 유서와 함께 300만 원이 든 봉투가 놓여있었다. 겉봉에는 사회복지사의 연락처가 적혀있었다.

우 경사는 다음날 염 씨가 걱정돼 음료수를 들고 집에 찾아가 대화를 나눴다. 염 씨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설날에 여자친구 집에 찾아갔다가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자살을 기도한 것이었다. 우 경사는 “삶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설득하는 한편, 수시로 전화를 하면서 안부를 물었다. 그러던 중 24일 연락이 끊기자 염 씨의 집을 찾아갔고 그를 구해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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