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하화 용역조사’ 4월 착수… 한양대∼잠실역 등 19km 40년만에
경관훼손-상권침해 애물단지 전락
서울지하철 2호선은 하루 평균 211만여 명이 이용하는 순환선이다. 서울시내 지하철 9개 노선 중 이용객이 가장 많다. 서울메트로(1∼4호선) 이용객(423만 명)의 절반에 가깝다. 그러나 1975년 2호선 건설 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소는 전체 노선(60.2km)의 3분의 1인 18.9km 구간을 지상에 짓기로 결정했다. 기술력 부족과 건설비용 감축 등이 이유다. 하지만 2호선이 대학가와 주택가, 상업 시설이 밀집한 도심 한가운데를 지상으로 지나면서 도시 발전의 걸림돌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제는 조망·일조권, 도시 연결성, 토지 이용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서울시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달 지하철 2호선 지상 구간의 지하화 타당성 연구용역 조사에 나선다. 고가철도 방식의 건설을 결정한 지 40년 만이다. 조사 대상은 △한양대역∼잠실역(8.02km) △신도림역∼신림역(4.82km) △신답역∼성수역(3.57km) △영등포구청역∼합정역(2.5km) 등 지상 구간 4곳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상 통과 문제점 △지하화 기본구상 △기술·경제성 및 사업 추진 방안 △시공성 △지역 주민의 접근성 △민원 발생 최소화 △구간별 사업 우선순위 등을 확인하게 된다. 서울시는 내년 7월까지 용역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용역 과정에서 지역 주민 의견도 적극적으로 받을 계획이다. 학계 자치구 서울메트로 서울시 등 관련 기관들이 협력 관계를 구축해 지상 구간 주변 지역을 포괄하는 통합적 도시 재생 방안도 검토 중이다.
류훈 도시계획국장은 “이번 용역은 지상 구간을 지하화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며 “주변 지역과의 도시 재생 전략,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도시철도 지하화의 정책 방향을 구상하겠다”고 말했다. 지상에 설치된 철로가 철거되고 지하화하면 주변 부동산 가격 상승과 상권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현재 서울시내 철도의 지상 구간은 9개 노선(13개 구간) 81.9km에 이른다. 지하철 2호선 4곳(18.9km)과 △3호선 ‘금호∼압구정’(3.8km) △4호선 ‘창동∼당고개’(4.9km) △4호선 ‘동작∼이촌’(3.4km) △7호선 ‘청담∼건대입구’(2.0km) △경부선 ‘서울∼석수’(19.2km) △경인선 ‘구로∼온수’(6.1km) △경원선 ‘청량리∼도봉산’(13.4km) △중앙선 ‘청량리∼양원’(7.2km) △경춘선 ‘망우∼신내’(3.0km) 등이다.
서울시는 2호선 구간 지하화의 타당성이 입증되면 장기적으로 서울 중심부를 지나는 다른 노선의 지상 구간 지하화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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