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市 따로, 區 따로 ‘예산낭비’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0일 03시 00분


5월 열리는 울산대교 준공-개통 행사
울산시-남구-동구 총 3억원 책정… 걷기 대회 등 비슷한 행사 계획

울산의 새 랜드마크가 될 울산대교 개통(5월 28일)을 앞두고 울산시와 남·동구가 개통 기념행사를 따로 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3개 자치단체가 이 행사를 위해 책정한 예산은 총 3억 원. 자치단체마다 단축 마라톤과 걷기 대회 등 비슷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높다.

울산시는 울산대교 준공 및 개통식을 5월 28일 오전 11시에 연다. 울산대교는 남구 장생포 울산항 제9부두에서 울산 앞바다를 건너 동구 현대미포조선 근처의 옛 부두를 잇는 총연장 2970m의 다리다. 울산시는 개통 이틀 전인 26일 오전 11시경 울산대교를 왕복하는 걷기 대회와 야간 경관 조명 점등 행사 등을 열 계획이다. 이 행사를 위해 1억 원의 예산도 책정했다.

남구와 동구는 각각 하루 뒤인 27일 자체적으로 울산대교 개통 기념행사를 열기로 하고 행사 대행사 모집 공고를 했다. 남구는 이날 오전 11시경 울산대교 인근에 조성 중인 장생포 고래마을 준공식을 겸해 울산대교 걷기 대회 등 기념행사를 열 계획이다. 책정된 예산은 1억2000만 원. 동구도 이날 비슷한 시간에 울산대교와 함께 준공될 울산대교 전망대 인근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한 뒤 역시 걷기 대회를 연다. 이를 위해 8000만 원을 책정했다. 남구와 동구는 울산대교 개통 기념행사를 위해 지난해 각각 1억5000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가 ‘중복예산’이라는 비난이 고조되자 예산 일부를 삭감한 뒤 별도의 행사를 강행하려는 것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울산시가 주관하는 울산대교 개통 기념행사에 남구와 동구가 공동으로 참여하면 예산도 절감하고 행사 집중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청별로 자체 행사를 하면 지역 출신 국회의원과 자치 단체장 등의 홍보로 비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남·동구가 울산대교 위에서 양측 주민 만남의 날 퍼포먼스를 갖기로 하는 등 별도의 예산을 책정해 두고 이미 행사 대행사 모집 공고를 했기 때문에 말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울산대교와 접속도로(총연장 8380m)는 현대건설 등 10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울산하버브릿지㈜가 시공을 맡고 있다. 총사업비는 5398억 원(민자 3696억 원 포함)으로 2004년 착공됐다. 현수교인 울산대교의 주탑(높이 203m)과 주탑 사이의 거리는 1150m. 국내에서는 이순신대교(1545m)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세계에서는 일본의 아카시 해협대교(1991m), 중국의 시허우먼 대교(1650m), 덴마크의 그레이트벨트교(1624m) 등에 이어 다섯 번째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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