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30억 원대 자산가인 80대 할머니 피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현장에 남아 있던 유전자(DNA)가 결정적 단서였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주택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된 건물 소유주 함모 씨(88)를 살해한 혐의로 전 세입자 정모 씨(60)를 긴급 체포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함 씨 소유의 다가구주택에 살았던 세입자였다.
살해된 함 씨와는 30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 알려졌다. 2012년 12월부터 서울 서초구의 한 임대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는 정 씨는 최근까지 인근 인테리어 가게에서 일용직 페인트공으로 일했다.
경찰은 함 씨의 두 손을 묶고 있던 끈 등에서 용의자의 것으로 보이는 DNA를 확보해 수사 중이었다. 함 씨 집 인근에 있는 차량의 블랙박스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용의자를 추려낸 경찰은 이들의 DNA와 현장에서 확보한 DNA를 대조하는 방식으로 수사망을 좁혀갔다. 그리고 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용의자의 DNA가 정 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찰은 정 씨가 함 씨 집에 침입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 씨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면서도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충분해 정확한 살해 동기 등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10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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