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개국서 3만5000여명 참가… “세계에 홍보할수 있는 좋은 기회”
시장실에 현황판 만들고 사업 독려
민선 6기 주요 사업 현황판이 걸려 있는 대구시장 집무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권영진 대구시장은 오전 8시 시청 2층에 있는 집무실에 들어서면 책상 뒤쪽 벽을 마주보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지난주부터 시작한 이 특별한 면벽수도(面壁修道)는 그에게 매우 중요한 시간이다. 명상이 아니라 대구가 나아갈 길(道)을 연구(修)하는 모습이다.
권 시장이 마주하는 벽에는 ‘민선 6기 6대 분야 40개 주요 사업’이라는 현황판이 걸려 있다. 가로 314cm, 세로 175cm 크기의 현황판은 창조경제단지조성을 시작으로 도청 이전 터 개발, 청년벤처창업, 첨단의료복합단지 활성화,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 물산업 클러스터, 관광객 1000만 명 유치, 남부권 신공항, 도시브랜드 정체성 등을 추진 목표와 함께 명시했다.
책상 유리판 밑에는 주요 사업의 단계적 추진 과제와 담당 간부가 누구인지 보여주는 표가 들어 있다. 사업 추진 상황을 언제든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책상 앞에는 30명이 앉을 수 있는 탁자와 의자를 마련했다. 집무실은 74m²로 좁은 편이어서 기존의 대형 테이블과 소파를 들어냈다.
권 시장이 제안하고 간부들이 호응해 시장 집무실을 ‘현장사무소’처럼 바꾼 이유는 시장실이 보고받고 회의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현장과 최대한 가까워야 한다는 뜻에서다. 한 국장은 “시장실에 들어가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며 “보고서 한 장을 작성할 때도 ‘이게 대구 발전에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는가’를 절실히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구시에 ‘머리를 맞대 악착같이 해보자’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제7차 세계물포럼(WWF·4월 12∼17일)을 계기로 대구가 모든 면에서 국제도시로 뛰어올라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권 시장은 10일 집무실에서 개최한 간부회의에서 “열정과 역량을 집중하면 안될 일이 없다”며 “대구 발전을 위해 큰 틀에서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9일 국가중요보안시설인 제3정부통합전산센터를 대구 팔공산 자락에 설립하기로 결정한 것도 대구시가 역량을 쏟아 부은 결과였다.
대구 경북에서 열리는 WWF는 ‘국제도시 대구’를 위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 문제는 지구촌 차원의 주요 과제인 만큼 대구시가 이 포럼을 완벽하게 치를 경우 대구의 국제적 위상도 껑충 뛰어오를 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포럼에는 170개국에서 3만5000여 명이 참가한다. 대구시는 WWF를 계기로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물산업 단지를 국책사업으로 조성하고 있다. 진용환 대구시 세계물포럼지원단장은 “내륙도시 대구가 세계적인 물산업 중심지가 되면 유무형의 엄청난 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의 새로운 상징이 될 도시철도 3호선(모노레일)도 WWF에 맞춰 개통한다. 대구시와 삼성이 옛 제일모직 터에 조성하는 대구창조경제단지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권 시장은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설렘과 자신감이 많이 생긴다”며 “1만2000여 공무원이 250만 시민을 등에 업고 대구의 꿈을 하나씩 이루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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