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신임 이사장 선출 두고 범대위-인수위 갈등…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2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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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장 선임을 두고 내홍을 겪는 동국대에서 학생, 교수, 총동창회 등으로 구성된 범대위와 이사장 인수위원회 측이 신임 이사장 선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밤새 대치했다. 11일 오후 5시 30분경 학부, 대학원 총학생회 관계자 10여 명이 본관 이사장실을 점거한 이후 12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양 측이 이사장실 내부에서 여전히 맞서고 있다.

갈등은 총장선거를 둘러싼 조계종단의 외압 논란에서 시작됐다. 총장추천위원회에서 1위를 차지한 헌법재판관 출신 김희옥 후보(당시 총장)가 종단의 압박으로 연임 출마를 포기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 과정에서 단독 후보가 된 보광 스님의 논문표절 의혹이 제기되자 범대위가 총장 선임을 다시 시작하자고 주장하고 나선 것. 여기에 지난달 23일 회의가 끝난 가운데 일부 이사들이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한 일면 스님이 출근을 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 갈등이 증폭됐다. 당시 이사장이었던 정련 스님은 신임 이사장 선출 절차가 적법하지 않았다며 현재 영담 스님을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내세웠다. 이사장실에서는 같은 학교 구성원의 대화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날 선 언행이 오갔다. “선배면 선배답게 행동해라”, “후배는 후배답게 해라”는 말이 오갔고 한 학생이 “교수 참 쉽게 되십니다”며 인수위 측을 비꼬자 해당 학생의 소속과를 따져묻는 상황이 연출됐다. 한 비구니는 “여자스님”이라는 상대방의 언급에 비하발언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범대위 측은 총장, 이사장 선출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가 결국 종단이 대학 운영에 초법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이사회 구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사회 11명 중 스님 이사는 7명. 이에 범대위 측은 △총장 선임 절차를 원점에서 재고 △총장후보 추천위원회 관련 규정 개선 △스님 이사 수를 절반 이하로 축소 등을 요구하고 있는 단계다. 한편 인수위 측은 “23일 이사회에 과반 이상의 이사가 출석해 절차상 문제가 없다. 이사장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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