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강진출신 사람들 일대기 다룬 책 출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3일 03시 00분


주희춘씨 ‘강진인물사1’ 화제

“과거의 인물을 이념의 잣대가 아닌 순수한 인간으로서 삶의 여정을 살펴보고 그 속에서 교훈을 찾고 싶었습니다.”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광복, 6·25전쟁을 거쳐 1980년대를 살았던 전남 강진 출신 사람들의 일대기를 그린 책이 출간됐다. 주희춘 강진일보 편집국장(47·사진)이 펴낸 ‘강진인물사1’이다.

385쪽 분량의 이 책에는 모두 여섯 사람의 일평생이 수록됐다. 큰 부자 김충식(1889∼1953), 공산주의자 윤순달(1914∼?), 유신 독재에 항거했던 윤기석 목사(1931∼1997), 가야금 명인 함동정월(咸洞庭月·여·1917∼1994), 지하철공사 사장을 지낸 김재명 장군(1931∼2006), ‘5·18민주화운동 마지막 수배자’ 윤한봉(1947∼2007) 등 6명이다. 모두 격동의 근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 온 인사들이다.

책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내용도 담겨 있다. 조선의 3대 부자였던 김충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강진읍 출신인 그는 1946년 10월 세브란스연합의학전문학교(현 세브란스병원)에 당시 시가 1억 원 상당의 땅을 기증했다. 당시 1억 원은 요즘 400억 원에 가까운 돈으로 외국인 기부에 의존하던 세브란스병원이 재정적으로 독립하는 계기가 됐다. 함동정월의 ‘동정월’은 그의 예명이다. 병영면 함씨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열두 살 때 스승인 최옥산을 만나 가야금을 배웠고 1980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됐다.

“사람의 일생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고 사후 평가도 달라 인물사를 정리하는 게 쉽지 않은 않은 작업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일생의 기록을 근거로 객관적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주 국장은 “그동안 역사라는 게 서울 중심이다 보니 지역에서 큰 족적을 남긴 사람들이 큰 빛을 보지 못했다”며 “앞으로 지역의 인물을 제대로 평가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강진인물사2’는 4월 말 출간될 예정이다. 국회의원 신분으로 아시아경기에서 역도 금메달을 딴 황호동(1936∼2010), 탐진강 호안 공사를 마무리한 차종채(1860∼1960), 옹기 배를 타고 제주 부산 울산을 다녔던 김우식(1924∼2010), 국내 최초로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아남산업 김향수 회장(1912∼1992), 북한에서 외무상 철도상을 지낸 남일(1913∼1976), 한국불교 정화운동의 선구자 금오선사(1896∼1968) 등이 실린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강진#주희춘#강진인물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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