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태 회장 구속영장 청구…과거 국방부 검찰단, 무기중개 비리 내사 돌연 종결?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3월 13일 09시 31분


코멘트
이규태 회장 구속영장 청구. 사진=동아일보 DB
이규태 회장 구속영장 청구. 사진=동아일보 DB
이규태 회장 구속영장 청구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2일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납품 과정에서 대금을 부풀려 정부 예산을 가로챈 혐의(특경가법상 사기)로 일광공영 이규태 회장(66)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규태 회장은 5100만 달러 규모 사업비를 9600만 달러로 부풀려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4600만 달러(510억 원 상당)를 가로챈 혐의다. 방위사업청은 표면적으로는 사기 혐의 피해자로 돼 있으나 일광공영의 석연찮은 사업 추진을 눈감아준 대가로 뒷돈을 받거나 문서를 위조한 혐의가 포착될 때에는 줄줄이 수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 합수단은 이규태 회장과 공모해 대금을 부풀린 혐의로 일광그룹 계열사 솔브레인의 임원 조모 씨(49)를 체포했다. 솔브레인은 이규태 회장의 아들이 운영하는 업체다. 합수단은 터키 하벨산에서 하청을 받은 SK C&C로부터 연구개발 명목의 재하청을 받은 일진하이테크나 솔브레인 등 일광 계열사들이 사업비만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합수단은 11일 김영한 전 기무사령관이 대표이사로 있는 일광그룹의 연예기획사 일광폴라리스도 압수수색하는 등 이규태 회장의 두 아들과 군 고위 인사 출신 임원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했다. 합수단은 군단급 정찰용 무인기(UAV) 능력보강 사업 군사기밀을 유출하고, 100억 원대의 EWTS 장비 납품 지연 보상금을 군이 떠안는 데 도움을 준 군 인사를 찾아내는 쪽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동아일보에 따르면, 일광공영의 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중개 비리는 2009년 국방부 검찰단이 내사를 벌이다가 뚜렷한 진전 없이 종결했던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현재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감사단도 EWTS 사업을 비롯한 일광공영과 방위사업청의 사업 진행 전반을 감사 중이라 결과에 따라 합수단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검찰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방부 검찰단은 2009년 무렵 EWTS 등 일광공영의 중개사업과 관련한 군사기밀 유출 의혹 등을 중심으로 내사를 벌였다. 당시 군 고등검찰부장 A 씨의 주도로 내사가 일부 진행됐다. 이에 EWTS 전산시스템 사업자로 선정됐던 SK C&C 측이 “문제의 핵심은 우리가 아니다”라며 사업 개요와 이익 구조 등에 대한 일부 소명 자료까지 제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 혐의가 포착될 개연성이 농후했지만 군은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고 내사종결로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 씨는 고등검찰부장이던 2009년 1∼3월 당시 수사했던 다른 사건에서 “잘 봐주겠다”는 명목으로 군 법무관 출신 변호사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2011년 3월 유죄를 선고받았다.

방산업계는 군 검찰의 내사종결 과정에 일광공영에 포진한 군 출신 고위 임원들의 입김이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합수단의 3개월여에 걸친 수사로 수백억 원대 비리가 드러나면서 이런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당시 면밀한 확인 없이 깔끔하게 내사가 끝난 것을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라며 “수사가 계속 진행됐다면 일광공영도 만만치 않은 ‘진용’을 갖추고 있어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규태 회장 구속영장 청구 소식에 누리꾼들은 “이규태 회장 구속영장 청구, 내사 종결된 이유는?” “이규태 회장 구속영장 청구, 내사 종결에 비리가?” “이규태 회장 구속영장 청구, 면밀하게 조사해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규태 회장 구속영장 청구. 사진=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