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전 11시 반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17층. 남성 한 명이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로 5초 만에 현관문을 따고 침입해 귀금속 2300만원 어치를 훔쳐 달아났다. 범행에 걸린 시간은 5분에 불과했고, 용의자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철저히 가리고 있었다.
광주 서부경찰서 강력1팀 형사들은 아파트 주인 정모 씨(39·여)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정 씨의 아파트 반경 2㎞ 이내 폐쇄회로(CC)TV 30개를 분석해 용의자가 탄 검정색 승용차를 특정했지만 번호판은 확인할 수 없었다.
형사들은 용의 차량의 이동경로를 따라 운행하는 시내버스 블랙박스 50여개와 도로에 설치된 방범·업소용 CCTV 60여개 동영상을 추가로 확보해 분석했다. 도주로를 따라 10㎞에 걸쳐 가능한 모든 CCTV 동영상을 확보해 분석했지만 추가로 확인 한 건 용의자 얼굴뿐이었다.
끈질긴 CCTV 추적은 마침내 13일에야 결실을 맺었다. 광주 광산구의 한 사거리 음식점에 설치된 고성능 CCTV에서 용의 차량의 번호를 확인한 것. 형사들은 이 차량이 최모 씨(43)가 빌린 렌터카라는 것을 밝혀냈다. 형사들은 렌터카에 설치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추적해 최 씨를 검거했다. 강평활 강력1팀장은 “연쇄 빈집털이범을 검거해야 한다는 생각에 8일간 밤낮없이 140여개의 CCTV를 확인하느라 눈이 아플 정도지만 성과가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16일 상습적으로 빈집털이를 한 혐의로 최 씨를 구속했다. 절도전과 17범인 최 씨는 최근 광주시내 빈집 5곳을 털어 6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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