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보호용 펜스 4월까지 철거… 야생화 심어 확트인 개방감 선사
넝쿨터널 등 자연관찰길도 만들어
인천 서부공원사업소는 월미산을 시민에게 더 가까이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올해 월미공원 친환경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한다. 월미전망대에 오른 시민들이 인천항을 조망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월미도와 월미산을 끼고 있는 인천 중구 ‘월미공원’이 친환경 생태복원을 통해 ‘시민공원’으로 새롭게 탈바꿈한다. 인천시 서부공원사업소는 4월 말까지 월미공원 내 둘레길과 산마루길에 설치된 산림보호용 펜스 2.88km를 철거한다고 16일 밝혔다.
월미둘레길 중턱에서 정상 쪽에 설치된 펜스가 철거되면 바다 조망권이 넓어진다. 이 펜스는 무분별한 등산으로 산림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01년 설치됐다.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민 질서의식도 높아져 철거가 결정된 것. 펜스가 철거된 곳에는 야생화 2만여 본을 심을 예정이다.
6·25전쟁 인천상륙작전 때의 집중 포격에도 살아남아 지금까지 인천을 지켜온 수목(樹木)에 대한 전수 조사도 10월까지 이뤄진다. 공원안내소 옆에 있는 4m 둘레의 은행나무와 벚나무 소나무 등 20여 그루가 인천상륙작전 당시 포격에도 살아남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목 전문가와 제2함대 사령부 퇴역 군인 등으로 자문단을 만들어 전수조사를 벌인 뒤 해당 나무의 수령과 스토리를 기재하는 ‘평화의 숲’ 조성 작업을 펼친다. 서부공원사업소 이병순 주무관은 “수천 발의 포격에도 거뜬히 살아남아 월미산과 인천을 지키고 있는 나무를 시민에게 소개하고 모두가 사랑할 수 있도록 생태를 관리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부대가 만들어 놓은 커다란 물웅덩이도 월미공원에 서식하는 동물을 위해 보수한다. 군인들의 빨래터로 추정되는 가로 4m, 세로 2m, 깊이 1∼1.5m 크기의 웅덩이를 정비해 각종 철새와 다람쥐, 고라니의 쉼터로 만든다. 웅덩이 주변의 나무에는 새들이 쉴 수 있는 새집을 만들어 설치하기로 했다.
넝쿨터널 조성을 통해 자연관찰길도 조성한다. 4∼10월에 조롱박과 관상호박, 수세미 등 넝쿨작물과 식물(등나무 능소화)로 각양각색의 넝쿨 자연관찰길을 만들어 볼거리를 제공한다. 1902∼1906년 인천항을 드나드는 각국의 함선에 예의를 표하기 위해 설치한 예포대(월미공원 정상 부근) 주변에는 무궁화 숲을 조성한다. 예포대 주변 4곳(4000m²)에 5월 말까지 1만3975주의 무궁화를 심는다.
3∼11월에는 숲 해설가를 통한 숲 체험학교를 운영한다. 월미공원 내 습지원과 초화원, 둘레길을 돌며 ‘우리가 알아야 할 우리나무 100가지’와 동식물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월미공원에 가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쉬엄쉬엄 걸으며 숲과 인천항을 조망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가 잘 꾸며져 있다. 제1코스(1시간 코스)는 전통정원∼월미문화관, 전통정원∼전망대, 제2코스(2∼3시간 코스)는 전통정원∼물범카∼전망대∼물범카(도보)∼월미문화관,제3코스(3∼4시간 코스)는 전통정원∼월미문화관∼물범카∼전망대∼이민사박물관를 둘러보는 코스다.
월미공원 일대는 광복 후 미군의 해양경찰대 기지로 사용됐고 인천상륙작전 당시 연합군의 첫 상륙지점으로 유명해졌다. 이후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50여 년 동안 시민 출입이 통제됐다가 2001년 국방부로부터 반환받아 자연과 문화, 역사가 어우러진 공원이 조성돼 ‘수도권 최대의 문화관광공원’으로 사랑받고 있다. 최태식 서부공원사업소장은 “월미산을 좀 더 친환경적이고 생태적인 공원으로 조성해 수도권 최고의 문화관광·생태공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032-440-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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