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회충 때문에 회 안 먹겠다고? 전문가 “걱정 안해도 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7일 10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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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회를 먹으면 고래회충에 감염될 수 있고 몸속으로 들어온 고래회충이 위나 장에 천공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우려에 대해 기생충 전문가인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기생충학과 교수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17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고래회충은 예전부터 있어왔다”며 “최근 들어 갑자기 증가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래회충이 고래가 아닌 사람 몸에 들어오면 어른으로 자라지 못하고 ‘어린아이 상태’로 돌아다니게 된다면서 “이게 사람 위에 들어가면 위산을 피해 숨기 위해 위벽을 뚫으려 한다, (그런데) 고래회충은 인내심이 그렇게 많지 않아 조금 뚫다가 말고 그 상태로 있다가 하루 이틀 지나면 죽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 먹고 10시간 이내에 배가 아프면 제일 먼저 고래회충을 의심해야 한다”며 “배가 너무 아프기 때문에 내시경을 통해 잡아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고래회충에 감염되면 종양이나 출혈 같은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고 걱정하는 얘기가 많은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위를 뚫는 과정에서 출혈이 조금 있겠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며 “중요한 합병증은 고래회충이 위에 머물지 않고 작은창자로 가면 장이 막히거나 장 중첩증 같은 게 아주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고래회충이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비유하자면 길을 걷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정도”라며 “고래회충 한 마리 나왔다고 해서 회를 안 먹을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래회충이 요즘 들어 더 증가한 것도 아니고 예전부터 바다생선을 회로 즐겨먹었지만 고래회충에 걸린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며 “걸릴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회를 치시는 분들이 알아서 잘 쳐주시기 때문에 괜찮다”고 밝혔다.

주의사항과 관련해선 “고래회충은 생선 내장에 있다가 생선이 죽으면 기어 나온다”며 “따라서 죽은 지 오래된 생선의 회를 먹으면 고래회충에 걸릴 수 있지만 신선한 생선의 회는 괜찮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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