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변호사단체 “4·3기념관 역사왜곡…전시 금지하라” 소송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2일 18시 24분


보수성향의 변호사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이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왜곡시키는 제주 4·3 평화기념관의 전시를 금지하라’며 소송을 냈다.

한변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 박사와 4·3 사건 당시 진압군 후손 2명 등과 함께 제주도와 4·3평화재단을 상대로 기념관 내 4·3 관련 전시 금지와 명예훼손에 따른 위자료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22일 밝혔다.

한변은 “4·3기념관이 4·3 사건에 대해 ‘불의에 맞선 제주도민의 정당한 저항을 이승만 정부가 무참한 살육으로 진압한 사건’으로 소개하고 있다”며 “이는 지극히 편향되고 불공정한 전시”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가 4·3 사건을 강경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참한 살육이 벌어졌다는 점만 부각시켜 관람자들에게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인식을 심어주고 이승만 대통령과 진압군경을 집단 학살범으로 오인하게끔 했다”고 강조했다.

원고들은 “4·3 무장투쟁을 나치 독일의 유태인 학살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와 같은 역사적인 제노사이드(집단학살)와 동류인 것처럼 소개하고 있어 역사 왜곡이 벌어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4·3 기념관은 2008년 3월 4·3사건 60주년을 맞아 희생자의 넋을 추모하고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4·3평화공원 내에 처음 문을 열었다. 개관 당시에도 일부 보수단체에서 “좌익 편향적인 시각의 기념관” “사건의 원인이었던 남로당 인민위원회의 무장봉기를 정당화했다”는 식의 비판이 이어져 갈등을 빚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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