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도박 폭로” 프로선수 협박한 前現 프로선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4일 03시 00분


농구-배구선수 출신 3명 구속, 2명 입건… 협박받은 선수 도박정황은 확인 안돼

프로 선수를 상대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으려 한 전현직 프로농구 및 배구 선수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공갈 미수 혐의로 변모 씨(29·프로농구 선수)를 구속하고 사기 등 혐의로 염모(32·전 프로배구 선수), 최모 씨(30·전 프로배구 선수) 등을 구속했다. 또 협박 혐의로 강모(30·전 대학 배구 선수), 김모 씨(33·무직)를 불구속 입건했다.

변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국가대표 출신 프로농구 선수 A 씨(30)에게 16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보내 “과거 불법 스포츠 도박 사실을 알고 있으니 2000만 원을 달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프로농구단 소속인 변 씨는 2013년부터 경기 용인시청에서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올해 1월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접근해 통장과 현금카드를 건네받은 뒤 수급비 700만여 원을 편취한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의 불법 스포츠 도박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염 씨와 최 씨는 2012년 4월 프로배구 승부 조작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배구계에서 영구 제명된 두 사람은 대학 배구 선수였던 강 씨와 지인 김 씨에게 접근해 “승부 조작 사건을 벌이려는데 자금이 필요하다. 현직 배구 선수 C 씨(27)도 함께 하고 있다”며 2500만 원씩 5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염 씨는 이어 현직 배구 선수 B 씨(30)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난 승부 조작해서 2년 살다 왔는데 너도 들어가야지”라고 하는 등 상습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배구 승부 조작 사건 당시 B 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염 씨와 최 씨에게 속아 5000만 원을 날린 강 씨와 김 씨는 C 씨에게 “당신 이름을 판 사람들에게 사기당했으니 돈을 돌려달라”며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말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일부 프로 선수에게 협박성 문자메시지가 오고 있다는 내용의 수사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해 범행 일체를 밝혀냈다. 경찰은 입건된 이들이 실제로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실은 발견하지 못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스포츠#도박#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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