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결국 ‘지옥철 9호선’의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종합운동장역에서 열린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신논현역∼종합운동장역·4.5km) 개통식’에 참석한 박 시장은 행사 내내 “시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9호선은 2단계가 개통되기 전부터 이미 극심한 혼잡을 빚고 있었다. 특히 1월 말부터 2단계 구간 개통에 대비해 한 달간 시운전한 결과 전체 승객 수는 하루 평균 2748명 증가하고, 운행 거리가 늘면서 배차 간격도 평균 1, 2분씩 길어졌다. 신논현역 방면 출근시간대(오전 7∼9시) 혼잡도만 최고 240%(정원의 2.4배)에 이르러 승객 불만과 더불어 안전사고 위험까지 제기될 정도다.
그러나 지금까지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으로는 사고 예방은커녕 혼잡을 줄이기에도 버거워 보인다. 혼잡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증차는 내년 9월에야 시작된다. 그마저도 2018년까지 도입 예정인 70량 중 20량만 그때 도입할 뿐이다. 하지만 혼잡도를 2호선 수준(정원의 1.5배)으로 낮추려면 80량이 도입돼야 하기 때문에 20량으론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교통 전문가들은 출근 전용 급행버스를 투입해 승객을 분산한다는 시의 다른 대책에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이다. 장택영 삼성교통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9호선에는 급행 노선에 매력이 있기 때문에 1분 1초가 아까운 출근길 시민들이 얼마나 버스로 유입될지 의문이다”라고 했다. 시는 최대한 많은 통근자를 급행버스로 끌어들이기 위해 8663번 버스(가양역∼여의도)의 이용 요금(현재 850원)을 무료로 전환하기로 했다.
비판 여론이 갈수록 커지자 이날 개통식에 참석한 시민 200여 명과 7분간 신논현역 방면 시운전 열차(첫 번째 칸)에 탑승한 박 시장은 사과만 반복했다.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은 28일 오전 5시 31분부터 운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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