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해 주행 중인 오토바이가 턱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29일 오전 6시 44분경 서울 강남구 코엑스사거리 앞 편도 4차선 도로 중 2차로에 지름 1m, 깊이 30cm의 구멍이 생겼다. 당시 구멍 위를 두 대의 오토바이가 지나갔는데 첫 번째 오토바이 운전자는 구멍을 발견하고 피했지만 뒤따라오던 오토바이 운전자는 미처 발견하지 못해 걸려 넘어졌다. 이로 인해 운전자 지모 군(19)과 탑승자 최모 양(19·여)이 얼굴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반 침하의 원인은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진동이 노후 상수도관을 파손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지하철역 공사 후 땅을 파낸 공간에 흙을 채워 넣고 중장비로 다지는데 이 때 발생한 진동 때문에 상수도관이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상수도관 파손으로 물이 새기 시작하면서 지반이 약화돼 지반이 내려앉았다는 것이다. 파손된 상수도관은 1979년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를 진행한 건설사 측은 시공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사고 지점은 보름 전 공사를 마친 곳으로 상수도관이 노후 된 것을 발견해 진동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도로 복구가 끝나는 대로 지반 침하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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