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고래잡이 전진기지’ 울산 장생포의 무한변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03시 00분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선정… 4년간 100억 투입 낙후지역 개발
5월엔 고래마을-울산대교 완공… 동해안 새 관광코스로 떠오를듯

울산 남구 장생포에 5월 완공 예정인 장생포 고래마을 전경. 상업 포경이 금지된 1986년 이전의 장생포 마을 모습이 재현된다. 뒤에 보이는 다리는 5월 28일 개통 예정인 울산대교. 울산 남구 제공
울산 남구 장생포에 5월 완공 예정인 장생포 고래마을 전경. 상업 포경이 금지된 1986년 이전의 장생포 마을 모습이 재현된다. 뒤에 보이는 다리는 5월 28일 개통 예정인 울산대교. 울산 남구 제공
‘생활 여건 개조 사업 대상지 선정, 고래마을 복원, 울산대교 개통….’

한국 포경(捕鯨·고래잡이) 산업의 전진기지였던 울산 장생포가 다양한 사업 추진에 힘입어 관광 전진기지로 부활하고 있다. 장생포는 국제포경위원회(IWC)에 의해 상업 포경이 금지된 1986년 이전까지 국내 고래 소비량의 80% 이상을 충당했다. 하지만 상업 포경이 금지되면서 포경선은 모두 없어지고 인력도 대부분 떠나 하루가 다르게 쇠퇴했다. 그러나 최근 개발 호재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새로운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와 국토교통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취약지역 생활 여건 개조 사업에 울산에서는 유일하게 장생포가 선정됐다. 장생포에는 4년간 국비 70억 원 등 총 100억 원이 투입된다. 울산 남구는 장생포에 소방도로를 개설하고 주차장 조성, 폐가를 활용한 게스트하우스 건립, 체육시설 조성, 폐쇄회로(CC)TV 설치, 옹벽 및 축대 보수, 폐가 30곳 철거 및 텃밭 조성 등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장생포에는 고래문화특구 지정(2008년)과 고래박물관 설립 등 고래를 주제로 한 시설이 잇따라 들어섰다. 그러나 경사진 골목과 좁은 도로, 노후 건축물, 부족한 편의시설 등 마을 환경은 열악한 상태였다.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 80% 이상이고 도시가스 보급률은 35%에 불과하다. 취약지역 생활 여건 개조 사업은 서류 심사와 전문 평가단의 현장 실사 등을 거쳐 농어촌 55곳, 도시 30곳 등 총 85곳이 선정됐다.

이와 함께 장생포에는 상업 포경이 금지되기 이전의 옛 마을 모습이 재현된다. 5월 완공 예정인 장생포 고래마을은 2010년 착공됐다. 장생포 야산(장생포 근린공원) 10만2705m²에 272억 원을 들여 고래 해체장과 고래 기름을 짜는 착유장, 고래 고기를 삶아 파는 고래막, 포경선 선장과 포수, 선원의 집, 고래 연구를 위해 장생포에 머물렀던 앤드루스 박사의 하숙집 등 건물 23채가 들어선다. 장생포 토박이 노인 등의 증언을 토대로 1980년대 중반 이전까지의 모습을 그대로 살렸다. 올해부터 고래축제(5월 28∼31일)도 이곳에서 열린다.

5월 개통 예정인 울산대교도 장생포가 울산의 새로운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대교는 남구 장생포 울산항 제9부두에서 울산 앞바다를 건너 동구 현대미포조선 근처의 옛 부두를 잇는 총연장 2970m의 다리. 현수교인 울산대교의 주탑(높이 203m)과 주탑 사이의 거리는 1150m. 국내에서는 이순신대교(1545m)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세계에서는 일본의 아카시 해협 대교(1991m), 중국의 시허우먼 대교(1650m), 덴마크의 그레이트벨트교(1624m)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길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장생포에 세계 최고 높이의 고래등대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며 “장생포가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개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장생포와 고래 ::

장생포는 러시아 태평양 포경회사가 1899년 태평양 일대에서 잡은 고래를 해체하는 장소로 선정하면서 포경기지가 됐다. 1986년 IWC에 의해 상업 포경이 금지되기 전까지 장생포에는 50여 척의 포경선이 있었다. 2005년에는 IWC 총회가 울산에서 열렸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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