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고차매매단지 화재…차량 570대 불타 최소 30억 피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3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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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1시 50분경 부산 연제구 한 중고차매매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 570여대가 불에 탔다. 소방당국은 2층에 있던 차량에서 시작된 불이 빠르게 주변 차량으로 번진 뒤 3층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차 100여대, 소방관 360명이 출동해 오전 6시30분 경에야 불길을 잡았다. 경비원 김모 씨(72)는 경찰 조사에서 “갑자기 2층에서 ‘펑’하는 소리가 들려 올라가봤더니 차 한 대에 불이 붙어 있었다. 소방서에 신고하려고 1층 경비실로 내려온 뒤 올라가보니 불이 주변 차량으로 크게 번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소 30여억 원가량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피해 차량들은 중고차인 탓에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매매단지 주변에는 잘게 조각난 자동차 부품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옥상 주차장을 받치는 철골 구조물은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었다. 주차장 2, 3층 바닥의 가운데 부분은 내려앉은 상태였다. 상당수 차량이 뼈대만 남긴 채 새까맣게 탔다. 부산시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출동 당시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가 많이 나고 ‘펑’하는 폭발음이 곳곳에서 들려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주변으로 번져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인근 주택가에 있는 주민 200여 명을 대피시켰고, 불이 인근 주택이나 상가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차 내부 연료와 타이어의 공기압이 촉매제 역할을 해 불이 빠르게 확산됐고, 화재 장소가 바람이 많이 부는 철골구조의 건물이라는 점도 화재가 커진 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불로 중고차매매단지의 철골구조가 많이 훼손돼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건물의 안전 진단을 실시한 뒤 최초 발화지점을 중심으로 정밀 감식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목격자와 매매단지 관계자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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