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연구비 수억 빼돌려 외제차 사고 주식 투자한 혐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5일 16시 29분


국가에서 받은 연구개발비 수억 원을 빼돌려 명품 시계와 가방, 외제차를 사고 주식 투자까지 한 서울대 교수가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김영기)는 국가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며 7억여 원의 연구비를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김모 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49)를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김 전 교수는 2008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연구원을 허위로 등록하거나 사지도 않은 연구물품을 샀다고 속여 지속적으로 연구비를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은 중앙행정기관이 과학기술 분야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직접 출연하거나 공공기금 등으로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김 전 교수의 범행은 주로 석·박사 학생연구원 등의 인건비를 착복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그는 학생연구원의 이름으로 된 인건비 통장을 회수해서 관리하면 안 된다는 규정을 무시하고 한꺼번에 직접 관리하면서,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청구한 14명의 인건비 일부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연구과제에 참여하지도 않은 사람을 허위 연구원으로 등록해 이들 계좌로 지급된 인건비도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게 빼돌린 연구비로 김 전 교수는 개인 빚을 갚고 주식 투자를 했으며, 롤렉스 시계와 루이비통 가방 등 명품과 외제차를 구입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4월 실시한 공공기관 연구·개발(R&D) 투자 관리 실태 감사에서 김 전 교수의 비위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대에 파면을 요구했으며, 지난해 7월 검찰엔 김 전 교수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대는 지난 2월 말 징계위원회를 열고 김 전 교수를 파면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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