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문부성 교과서 검정 ‘독도 도발’
“日 1905년 편입” “韓 불법점거”… 처음으로 18종 모두 영유권 주장
日총리실 “한국 반발 상관없다”
내년부터는 일본의 모든 중학생이 ‘독도는 일본 땅’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 중’이라는 내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6일 독도와 관련해 이처럼 왜곡된 내용을 담은 중학교 교과서 검정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날 오후 2시 교과용 도서 검증조사심의회를 열어 독도 영유권에 대해 종전 표현들 중에 가장 도발 수위가 높은 내용을 담은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존에는 중학교 사회과(역사 공민 지리) 교과서 총 18종 중 14종(11종은 기술, 3종은 지도만 표시)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으나 이번에는 18종 모두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담았다. 기존 사회과 교과서들에도 들어 있긴 했지만 역사 교과서 모두에 들어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검정 때는 역사 교과서 7종 중 ‘교육출판’이 발행한 1종만 독도를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기술하고 2종은 지도에만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로 표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검정을 통과한 역사 교과서 8종 모두에 독도 영유권 주장이 담겼다. 심지어 이 역사 교과서 중 일부는 ‘일본이 1905년 독도를 시마네(島根) 현에 편입했고 한국은 이승만 라인을 일방적으로 그어 독도를 불법 점유했다’는 주장까지 담았다.
일부 역사 교과서에는 또 1923년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일군(日軍)과 경찰 자경단의 조선인 학살과 관련해 종전에 표현해온 “수천 명이 살해됐다”에서 “통설이 없다”거나 “많은 조선인이 살해됐다”는 식으로 희석된 표현이 담겼다. 일본 중학교에서는 역사는 3년간 130시간, 공민은 100시간, 지리는 1, 2학년 때 120시간을 필수로 교육하고 있다.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은 6일 벳쇼 고로(別所浩郞)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했다. 벳쇼 대사는 한국 정부의 뜻을 본부에 잘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새 교과서에 대한 분석을 마치는 대로 일본에 시정요구서도 전달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은 안중에도 없다는 태도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영토에 대해 어린이들이 제대로 이해하도록 교과서에 정확하게 기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지통신은 총리실 관계자가 한국의 반발에 대해 “‘상관없다. 지금까지 교과서에서 설명하지 않은 것이 이상했다’고 말했다”며 “이번 검정 결과는 ‘아베 컬러’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본은 7일에는 독도를 “역사적 사실로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한 외교청서(한국의 외교백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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