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입성 전인 중앙대 총장 재직 시절 자신이 만든 국악단 행사에 집행
학교측 “개교 축하공연 일환”
박범훈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67)이 중앙대 총장 재직 시절 자신이 개최한 연주회에 교비 수억 원을 지원한 정황을 검찰이 파악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박 전 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가 총장 시절의 교내 비리 의혹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배종혁)는 2008년 11월 중앙대 교비 수억 원이 중앙국악관현악단이 개최한 ‘박범훈의 아시아의 소리’ 공연 지원금으로 빠져나간 흔적을 발견하고 최근 학교 담당자를 조사했다.
검찰은 이 공연이 중앙대 개교 90주년과 건국 60주년을 축하한다는 명목이었지만 사실상 박 전 수석의 개인 공연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교비 지원이 횡령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다. 당시 공연에서 박 전 수석이 지휘를 맡았고, 연주된 곡도 대부분 박 전 수석이 작곡한 것이었다. 공연에는 박 전 수석의 큰딸(34)도 연주자로 참여했다. 박 전 수석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중앙대 개교 90주년을 기념하고 육십 평생 이어온 저의 음악 인생 등을 돌아보는 취지에서 공연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국악계 안팎에선 이 공연을 개최한 중앙국악관현악단이 박 전 수석의 개인 악단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박 전 수석은 이 악단을 1988년 설립한 뒤 2002년부터 이사장을 맡아오다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직후인 2008년 6월 제자인 김모 교수에게 이사장직을 넘겼다. 박 전 수석은 당시 경기 양평군에 있는 자신의 땅을 중앙국악관현악단(당시 중앙국악예술협회)에 기부하며 양평군으로부터 건축비를 지원받았다가 2013년 자신이 운영하는 뭇소리재단으로 부동산 명의를 옮겨 차액을 챙긴 혐의(횡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앙대 측은 “개교 축하 공연 성격으로 교비를 정상 집행했다”고 해명했다. 박 전 수석은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박 전 수석은 주변에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9일에도 이성희 전 대통령교육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뒤 중앙대 서울-안성 캠퍼스 통합 등과 관련해 당시 교육부에 압력을 행사했는지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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