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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피해자에게 빨간글씨로 立春大吉 보냈다면?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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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4 03:00
2015년 4월 14일 03시 00분
입력
2015-04-14 03:00
2015년 4월 14일 03시 00분
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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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혐의 수감중 5명에 편지
고법, 원심대로 ‘협박’ 인정… 2년형
아무 이유 없이 폭행을 휘두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던 이가 피해자에게 빨간 글씨로 ‘立春大吉(입춘대길)’ 네 글자가 담긴 편지를 보냈다면 죄가 될까?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상준)는 과거 폭행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편지를 보낸 혐의로 추가 기소된 박모 씨(45)에게 원심대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박 씨는 2013년 자신을 보고 웃었다며 김모 씨(23·여) 등 8명을 때리거나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박 씨는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지난해 2월 김 씨의 주소로 편지를 보냈다. 재판을 받고 있던 1년 전 서울남부지법 형사과 사무실에서 피해자들의 인적사항이 기재된 사건과 공판기록을 복사해 확보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 씨는 김 씨뿐 아니라 같은 재판에서 증언대에 섰던 다른 폭행 피해자 4명에게도 입춘대길 편지를 보냈다.
검찰은 박 씨가 재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이들에게 앙심을 품고 석방 후 보복하기로 마음먹은 뒤 편지를 보냈다고 보고 추가 기소했다.
하지만 박 씨는 “빨간색 펜으로 편지를 보낸 사실은 인정하지만 입춘을 맞이해 ‘선의’로 편지를 보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인 서울남부지법은 지난해 11월 “피해자들은 편지를 본 순간 생명, 신체 등에 해악을 가할 수 있다는 공포심을 충분히 느꼈을 것”이라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고인이 재판기록에 대한 열람 등사청구권을 악용해 피해자들에게 어떤 해악을 가할 듯한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편지를 보내 피해자들을 협박했다”며 “범행 수법이 대담하고 죄질이 좋지 않아 엄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판단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피해자
#빨간글씨
#입춘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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