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잃은 흰색 운동화, 군데군데 흙이 묻은 검은색 트레이닝복 하의, 연두색 여행용 가방, 분홍색 화장품 파우치, 누렇게 변해버린 흰색 속옷, 구겨진 남색 야구 모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년. 사람만 떠난 이들을 그리워하는 것은 아니다. 전남 진도군청 주차장 한쪽에는 1년이 지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한 물품이 쌓여 있다. 세월호 탑승객의 유류품이다. 진도군이 보관하고 있는 유류품은 총 1162점. 가방 118점, 의류 244점, 잡화 295점, 신발 320점, 모자 37점 등이다.
진도군은 유실물법 제16조(인터넷을 통한 유실물 정보 제공)에 따라 지난해 12월 29일부터 해경으로부터 인계받은 유류품 정보를 군청 사이트에 게시하고 있다. 공고 기간은 올해 6월 30일까지로 6개월이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이틀 앞둔 14일까지 유류품을 찾아간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찾아가는 사람이 없으면 이를 발견한 사람에게 소유권이 주어진다. 하지만 습득자가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으면 추가로 3개월 동안 보관하고 이 기간이 끝나면 국고로 귀속시킨다. 진도군은 유류품이 국고로 귀속되면 세월호 추모사업과 연계해 기념관에 전시하거나 교육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주인을 찾지 못한 물품들은 진도군청 사이트(www.jindo.go.kr)와 경기 안산 합동분향소에 있는 유류품 사진첩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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