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역사관 리모델링해 17일 개관
전쟁 가상체험 영상-모형 등 설치
외세침략 막아낸 역사 한눈에 조망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역사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인천 강화도는 수도권 주민들이 자주 찾는 관광 명소다. 특히 역사의 고비에서 국방의 요충지로 수많은 전쟁을 치른 곳이기도 하다. 때마침 강화군은 고려시대부터 강화도 외성과 강화해협을 지킨 군사기지인 갑곶돈대(사적 제306호)에 ‘강화전쟁박물관’을 17일 개관한다. 강화역사관을 13억여 원을 들여 리모델링했다.
이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총면적 924m² 규모의 4개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외세 침략을 막아낸 전쟁사를 중심으로 강화지역에서 출토된 유물 400여 점을 전시한다. 전쟁사와 관련된 정보를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해 가상 체험이 가능한 영상장치와 모형도 설치했다.
제1실(주제관)에는 선사시대에 사용했던 돌도끼와 돌화살촉을 비롯해 청동기시대와 삼국시대의 청동 칼, 갑옷 등 무기 변천사를 알 수 있는 전시물이 가득하다. 제2실에선 고려시대에 팔만대장경이 탄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제작 과정을 볼 수 있다. 성을 축조하는 장면을 ‘디오라마’로 재현했으며 모형물을 통해 고려와 몽골 장수의 신체 외형을 비교할 수 있다.
제3실은 조선시대에 발생한 외침의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수 있는 공간. 정묘호란, 병자호란, 병인양요, 신미양요 등에서 사용했던 활과 조총, 패월도 같은 무기류가 전시된다. 유물 가운데 1871년 신미양요 때 약탈된 이후 미국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보관되다가 2006년 강화군으로 돌아온 수자기(帥字旗·진중 뜰에 세우던 대장의 군기)가 눈에 띈다. 제너럴셔먼호 사건을 구실로 강화도를 침략한 미국 함대에 맞서 광성보에서 군사 600여 명을 지휘했던 어재연 장군(1823∼1871)이 이 깃발을 들고 전투를 벌였다. 당시 월등한 무기체계와 화력을 앞세운 미군과 싸움을 벌이던 조선 병사는 대부분 숨졌다. 어 장군은 백병전의 단계에 이르자 직접 장검을 빼들고 대포알 10여 발을 적군에게 던지며 끝까지 항전하다 전사했다.
제4실에서는 근·현대 무기를 살펴볼 수 있다. 대한제국 장교가 착용한 군도와 노끈에 불을 붙여 탄환을 발사하는 방식의 항일 의병 화승총과 화승식 권총, 소포 등을 볼 수 있다. 6·25전쟁에서 사용한 무기도 상당수 있다.
관람이 끝난 뒤 야외에 나가면 갑곶돈대에서 옛 전투의 상흔을 실감하게 된다.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으로 도읍을 강화도로 옮기면서 시작된 항전 시기에서부터 병인양요(1866년) 때 프랑스와의 전투가 벌어진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당시 설치된 화포가 남아 있다. 박물관 옆에 서 있는 수령 400년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갑곶리 탱자나무는 강화도가 탱자나무 서식의 북방 한계선임을 입증하는 자료가 된다.
박물관은 연중 무휴로 운영되며 개관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료는 따로 없지만 갑곶돈대 입장료를 내야 박물관에 들어갈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900원, 어린이 600원이다. 032-934-4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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