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맞으며/오명철]아프리카에 발 내디딘 ‘꽃동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7일 03시 00분


오명철 언론인
오명철 언론인
“꽃동네 초창기에 하느님께서 제게 그분의 이름으로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들어주겠다고 하셨고 단 한번도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꽃동네 설립자 오웅진 신부)

21일 ‘우간다 키루후라 꽃동네 사랑의 집 및 KOICA ECHO 교육장 축복식’과 ‘김수환 추기경 꽃동네 센터’ 기공식에 참석한 오 신부의 소감이다.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서남쪽으로 300km 떨어진 행사장에서 열린 축복식에는 요웨리 카구타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참석했다. 파격적이었다. 이 지역 음바라라 교구장인 폴 바O가 대주교, 주우간다 교황대사 미카엘 구르메 대주교, 주우간다 박종대 대사 등 1800여 명도 함께했다.

꽃동네는 2006년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열린 ‘세계 젊은이 성령대회’를 계기로 아프리카와 인연을 맺었다. 답례로 우간다를 방문한 신상현 수사는 ‘치료받을 힘조차 없는’ 수많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환자를 만났다. 인구 3400만 명인 우간다에는 100만 명의 에이즈 환자와 3만∼5만 명의 에이즈 고아들이 산다. 특히 신 수사가 만난 한 할머니의 사연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에이즈 환자인 외손자 5명을 홀로 돌보는 할머니가 “몹쓸 병에 걸린 손자들을 돌봐줄 사람을 보내 달라고 오래 기도했고 그 응답으로 주님이 당신을 보내주셨다”고 고백한 것이다. 꽃동네는 2007년 5월 최초로 수녀 2명, 수사 1명을 파견했다.

섭리와 기적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2009년 오 신부가 우간다에서 만난 바O가 대주교가 그 자리에서 ‘1년에 단돈 1달러씩 내고 교구 소유 농장 30만 평을 사용하도록 해 주겠다’고 선언했다. 꽃동네는 2009년 1월 카라마에 어린이 에이즈 환자 수용 시설을 세웠고 이번에 키루후라에 노숙인 200명 수용 시설을 건립했다. 수도자 9명이 파견됐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재작년 5월 처음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노숙인 시설 준공식 때 꼭 참석하겠다”고 했고 약속을 지켰다. 대통령은 즉석에서 꽃동네 터 추가 조성에 필요한 불도저와 10만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꽃동네의 아프리카 진출을 보며 성경의 이 구절이 떠올랐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오 25장 40절).’

오명철 언론인
#꽃동네#오웅진#우간다#세계 젊은이 성령대회#에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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