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훈 前수석, MB정부 고위급 첫 檢출석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일 03시 00분


우리銀-중앙대 이면계약 의혹 조사

박범훈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대 총장 출신인 박 전 수석은 교육부에 압력을 넣어 중앙대에 특혜를 제공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박범훈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대 총장 출신인 박 전 수석은 교육부에 압력을 넣어 중앙대에 특혜를 제공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검찰이 뇌물 횡령 직권남용 사립학교법 위반 등 혐의로 박범훈 전 대통령교육문화수석비서관(67·전 중앙대 총장)을 30일 소환했다. 3월 검찰의 대규모 사정(司正)이 시작된 이래 이명박(MB) 정부의 고위 인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것은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배종혁)는 박 전 수석을 상대로 2008년 중앙대 총장 재직 당시 우리은행과 주거래은행 계약을 연장한 과정을 조사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중앙대와 계약을 연장한 뒤 중앙대 교비 계좌에 학교발전기금 4억 원가량을 납부했다. 하지만 박 전 수석은 우리은행과 이면 약정을 통해 발전기금과 별도로 수십억 원을 법인 계좌로 보내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우리은행 임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검찰은 박 전 수석의 이면 약정이 교비회계와 법인회계를 명확히 구분하도록 한 사립학교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박 전 수석이 경기 양평군에 국악연수원을 건립하고 건물 명의를 옮기는 일련의 과정에서 사기나 횡령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수석은 2007년 양평군 강상면 송학리 땅(7억 원 상당)을 사들여 2008년 중앙국악예술협회에 증여했다. 중앙국악예술협회는 양평군에서 받은 지원금 9억 원과 이듬해 두산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받은 후원금 10억여 원을 들여 2010년 중앙국악연수원 3개동을 완공했고, 건물의 소유권은 2012년과 2013년 각각 중앙대와 뭇소리재단으로 넘어갔다. 검찰은 중앙국악예술협회와 뭇소리재단이 사실상 박 전 수석 개인 소유라고 보고 있다.

박 전 수석은 청와대에 재직하던 2011∼2013년 교육부에 압력을 행사해 중앙대에 각종 특혜를 주는 대가로 두산그룹 측에서 수억 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 및 직권남용)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1일 박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75·전 두산중공업 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조건희 becom@donga.com·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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