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랑진∼송정역 연결 289km 노선… 호남지역 14개역 옛정취-풍광 자랑
보성군 득량역 ‘70년대 테마축제’… 전국서 관광객 1000여명 몰려 북적
경전선(慶全線)은 경남 밀양 삼랑진역과 광주 송정역을 잇는 289.5km 노선이다. 영호남을 잇는 유일한 철도로 전체 40여 역사(驛舍) 가운데 14개가 광주·전남지역에 있다. 1905년 5월 26일 경남 삼랑진∼마산 구간이 완공됐고 1968년 전체 구간이 개통됐다. 올해는 경전선 첫 운행 100년을 맞는 해다.
광주·전남지역 경전선 노선(146km) 14개 역 가운데 11개는 무인 간이역이거나 한적한 시골역이다. 보성 명봉역, 나주 남평역 등 간이역은 옛 정취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숨겨진 관광지다. 전남지역 경전선 시골 간이역이 관광테마 상품으로 뜨고 있다.
코레일과 전남 보성군은 2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보성군 득량면 득량역 일대에서 1970년대를 테마로 한 추억의 코스프레 축제를 연다. 2일 개막식에는 서울, 부산 등지에서 온 관광객 1000여 명이 득량역을 찾았다. 일부 관광객은 교복과 교련복 등 추억의 복장으로 참여했다. 역 주변 상가에서 교복과 교련복을 빌려주기 때문이다. 코스프레는 의상(costume)과 놀이(play)의 합성어로 게임, 만화, 영화 캐릭터를 모방해 의상과 분장을 하고 행동을 흉내 내는 퍼포먼스다.
추억의 통기타 공연과 기차놀이 플래시몹, 추억 마을 순례 등 참가자들이 한데 어울리는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득량역과 득량면주민센터 사이 거리는 아버지 세대의 향수를 살려 복고풍으로 꾸며진다. 굴렁쇠, 고무줄, 말뚝박기 등 옛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역 주변에는 이발소, 구멍가게, 옛날 학교, 다방 등을 갖춘 1970, 80년대 추억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보성 벌교역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보성역의 경우 하루 평균 무궁화열차 8대와 S-트레인 관광열차 2대(월요일 제외)가 통과한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지역 먹을거리인 꼬막을 먹기 위해 벌교역을 찾는다.
1930년 문을 연 벌교역은 근현대사의 굴곡진 사건들이 일어났던 역사의 현장이다. 벌교역은 특히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되면서 꾸준히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벌교역 주변에는 태맥산맥에 등장하는 보성여관이나 문학관 등이 있는 태백산맥 문화거리가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보성 명봉역은 간이 무인역이다. 빨간색 벽돌로 꾸며진 명봉역은 역 주변에 오래된 벚나무들이 있다. 명봉역에는 주민이 명예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보성군은 명봉역에 문정희 시인의 시비 설립을 추진하는 등 명봉역 일대를 테마관광 상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무인 간이역인 나주 남평역은 곽재구 시인의 시 ‘사평역에서’의 배경 역으로 유명하다. 역 광장에는 100년 된 벚나무가 역을 감싸고 있다. 대합실에서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장미넝쿨이 우거져 있다. 남평역은 2006년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299호)으로 지정됐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중 하나인 남평역에서는 그윽한 차 향기가 넘치는 갤러리가 운영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전남지역 경전선 시골 간이역은 아름다운 풍경이 많아 테마가 있는 관광상품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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