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 같은 호수, 백제의 슬픈 역사 간직한 산성…
대전시, 2020년까지 ‘명품길’ 조성… 도보관광객 年330만명 유치키로
대청호 오백리길에는 다양한 야생화, 늪길, 역사를 담은 산성, 아름다운 대청호 등 생태환경적 측면에서 전국에서 가장 찾고 싶은 길로 평가받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수묵화 같은 호수, 생태를 그대로 간직한 늪, 이름 모를 들꽃과 백제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산성, 그리고 다도해 같은 호수 위 섬들….
1일 대전시와 대전시마케팅공사가 마련한 ‘대청호 오백리길 팸투어’ 참가자 30여 명은 한결같이 “대전에도 이런 곳이 있었나” 하는 반응을 보였다. “제주 올레길보다 더 좋은 것 같다” 는 얘기도 나왔다.
대전시와 마케팅공사는 대청호 지역 녹색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대청호 오백리길 중장기 관리·운영 계획(2015∼2020년)’을 수립했다. 이 일대를 도보관광 명품 코스로 가꿔 연간 33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직간접으로 125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포부다.
대청호오백리길은 지식경제부 대전 충청 광역연계협력사업 일환으로 2010년부터 2013년 4월까지 국비 32억 원 등 총 74억 원을 투입해 조성했다. 대전지역은 동구와 대덕구 대청호 주변으로 6개 구간 68.6km를 비롯해 충북지역을 포함해 전체 21개 구간 252.5km다. 제주 올레길(21개 코스 422km)과 코스 구간은 똑같지만 길이는 약간 짧다. 충북지역은 옥천군의 향수 100리길, 보은군의 보은(報恩)길,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원군 청남대 길과 연결돼 있다. 구간마다 지형과 역사적 사실 등을 바탕으로 ‘호반 낭만길’ ‘열녀길’ ‘두메마을길’ 등 제각각 이름을 갖고 있다. 대한걷기연맹이 공인한 코스이기도 하다.
4구간 마산동 삼거리와 신상교 코스는 아름다운 ‘S자’ 갈대밭이 장관을 이루고 권상우와 김희선 주연의 ‘슬픈연가’ 촬영지도 있는 곳. 도보 코스 곳곳에는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늪지와 자연생태관도 있다.
걸을 때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대청호의 경관, 그리고 자연이 뿜어내는 힐링의 기운이 온몸을 감돈다. 3구간 중 냉천골을 지나 양구래를 거쳐 가다 보면 ‘사진 찍기 좋은 곳’이 나온다. 전국의 사진 애호가들이 몰리는 이곳은 대청호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 최적지. 마치 남해 의 다도해를 바라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찬샘마을에 이르면 ‘대청호 오백리길은 종합병원’이라는 간판도 나온다. 코스 중간 중간에 길을 안내하는 리본, 편히 쉴 수 있는 의자와 덱, 제각각 지니고 있는 이야기를 담은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정관성 대전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손쉽고 경제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여행이 가능한 곳이 바로 대청 호오백리길”이라며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 이 없다”고 자랑했다.
대전시는 대청호오백리길 관리와 운영을 2013년부터 대전마케팅공사에 위탁했다. 구간 정비, 모니터링, 간이 안내판 설치, 블로그 공모전, 안내 브로슈어 제작 및 배포 등은 마케팅공사가 맡고 있다. 마케팅공사는 한국관광공사와 다양한 공동 협력사업을 하기로 하고, 2020년까지 추진하는 중장기 운영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연간 33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직간접 매출 125억 원을 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청호오백리길 탐방안내 거점지 확보와 수익 가능 복합시설 개발을 추진한다. 또 외래 방문객 유치와 대청호오백리길 명품 코스화에 맞춰 인근 지역 관광명소의 개발과 대내 외 홍보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전국에서 수천명이 참가하는 걷기대회도 준비 중이다.
이명완 대전마케팅공사 사장은 “방문객과의 소통을 위해 기존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대청호 주변의 다양한 소식을 전하고 인지도 및 개선사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향후 사업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