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교육감과 함께 달린 ‘희망의 레이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6일 03시 00분


장애 초등생 송명관 군 100m달리기… 상금 모아 네팔돕기 성금으로 쾌척

충남 보령시 명천초등학교 6학년 송명관 군(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일 열린 운동회에서 김지철 도교육감(오른쪽에서 세번째)의 도움을 받아 100m 달리기 결승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충남 보령시 명천초등학교 6학년 송명관 군(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일 열린 운동회에서 김지철 도교육감(오른쪽에서 세번째)의 도움을 받아 100m 달리기 결승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 충남교육청 제공
교육감은 뇌병변장애 소년의 소원대로 손을잡고 운동회에서 같이 달렸고, 아이는 자신이 초등학교 동안 받은 각종 상금을 네팔 지진 피해 성금에 써 달라고 교육감에게 전달했다.

진한 감동의 시작은 1일 충남 보령시 명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시작됐다. 이 학교 6학년으로 뇌병변장애 1급인 송명관 군(12)은 바라던대로 이날 김지철 교육감과 100m 달리기를 같이 했다. 송 군은 앞서 3월 “1학년 때부터 한번도 달리기를 빠지지 않고 끝까지 해냈다. 이번 마지막 6학년 달리기를 교육감님과 함께 하고 싶다”는 편지를 김 교육감에게 보냈다. 송 군에게 김 교육감은 교육계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었다.

김 교육감은 꼭 참석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송 군은 반신반의했다. 이날 달리기 순서가 다가오
는데 김 교육감이 보이지 않자 초조해했다. 달리기가 막 시작되려는 순간 김 교육감이 도착해
송 군의 친구들과 합류해 휠체어를 밀기 시작했다. 송 군에게 100m 달리기는 3분 넘게 걸리는 힘겨운 대장정이다. 용기백배한 그는 50m 지점부터는 휠체어에서 일어나 보조기구와 김 교육감 도움에 의지해 마침내 결승선을 넘었다.

3일 두 사람은 보령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수상자와 시상자로 다시 만났다. 송 군은 보령시청과 사회단체를 통한 이웃 돕기 선행을 해 온 점을 높이 평가받아 김 교
육감이 대신 시상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송 군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모아 온 43만
원을 김 교육감에게 건네면서 “네팔 지진 피해 어린이들을 돕는 데 써 달라”고 부탁했다. 송 군 가족은 “행사 전날 명관이가 뉴스에서 네팔 지진 참사로 울고 있는 어린이들을 보고 같이 울면서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며 “어린이날 행사장에 모금함이 있으면 넣겠으니 그동안 글짓기대회 등에서 받아 모았던 상금을 찾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송 군의 또 하나의 선행이 그 자리에 참석한 저와 어른들을 부끄럽게 했다”며 4일 오전 충남교육청 간부회의에서 도교육청 차원의 네팔 지진 피해 돕기 모금 운동을 펼칠 것을 제안해 시행하기로 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뇌병변장애#송명관#네팔돕기 성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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