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버스 왜 안태워주나”… 택시 타고 쫓아가 기사 뺨때려

60대女, 6번째 정거장서 따라잡아

4일 오전 10시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 시내버스 정거장. 시내버스 서너 대가 잇따라 정차했고 맨 끝에 시내버스 한 대가 멈춰 섰다 출발했다.

버스를 놓친 A 씨(60·여)는 택시를 잡아타고 쫓아갔다. A 씨는 버스가 정거장 6개를 통과할 때까지 10분 정도 쫓아갔다. 버스가 북구의 한 아파트 앞 정거장에 멈추자 차량 앞문으로 올라간 A 씨는 운전기사 B 씨(40)의 뺨을 두 대 때렸다. 버스비는 1200원이지만 A 씨가 ‘홧김’에 버스를 추격하느라 쓴 택시비는 6000원이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A 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A 씨는 경찰에 “병원을 가기 위해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하자 손을 흔들며 달려가 탑승하려 했는데 그냥 갔다”며 “다음 버스를 25분 기다려야 돼 화가 나서 추격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버스 운전기사는 “버스가 정거장에서 정차할 때 A 씨는 보이지 않았고 이미 출발한 상황에서 태워달라고 한 것 같다”며 “안전규정 등을 지켰을 뿐인데 폭행당해 억울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버스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3대를 분석해 승차거부에 해당하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