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5일까지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에 제주를 찾은 관광객 21만1000여 명 가운데 18만7000여 명이 공항을 이용했다. 제주국제공항은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제주의 항공 교통량이 최대 한계치에 이르는 등 공항은 포화상태였다. 3일 하루에만 관광객 3만8000여 명을 태워 옮기기 위해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기 480대가 쉴 새 없이 뜨고 내렸다. 항공기가 활주로에 착륙, 이동한 지 2분도 되기 전에 다른 항공기가 같은 활주로로 이륙하기 위해 이동하는 장면이 온종일 이어졌다. 1일과 2일에도 하루 470여 대씩 몰려드는 항공기를 감당하느라 시간당 운항가능 대수(슬롯)의 한계치인 34대에 이른 사례가 여러 차례 반복되는 등 제주공항은 초만원이다. ○ 공항 인프라 확충 시급
올 들어 3월까지 제주기점 항공기 운항은 3만569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8039대에 비해 27.3% 증가했으며 2013년 같은 기간 2만6205대에 비해서는 36.2%나 늘어났다. 연간 항공기 운항은 2010년 10만3426대로 처음 10만 대를 돌파한 이후 2011년 11만2696대, 2012년 12만698대, 2013년 13만444대, 2014년 14만5533대 등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항공수요 증가로 운항가능 한계치에 도달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항공기 연결 관계 등으로 연쇄적으로 출발이 지연되면서 사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올해 3월까지 항공기 지연 운항은 7%대로 국내 공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안개나 태풍 등 기상 악화가 겹쳐 결항사태가 발생하면 발이 묶였던 이용객을 다음 날 한꺼번에 수송하느라 운항가능 한계치를 넘기기도 한다.
국토교통부는 제주국제공항 포화 시기를 당초 2025년에서 2019년으로 앞당겼다가 또다시 2018년으로 조정했다. 지난해 항공수요조사 연구를 통해 제주국제공항 항공수요가 2020년 3211만 명, 2030년 4424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국제공항 인프라 확충이 ‘발등의 불’로 다가온 것이다.
○기존 공항 확장 vs 제2공항 건설
현재 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은 기존 공항 확장, 제2공항 건설 및 기존 공항 활용 등 2개 안으로 압축됐다. 기존 공항 확장은 현 제주공항의 북쪽 바다를 매립해 활주로를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이다. 도심 접근성이 양호해 의료·국제 업무 등과 연계한 공항 개발이 가능하다. 이에 비해 제2공항 건설은 기존 공항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는 방안. 기존 공항에 활주로를 추가로 건설하더라도 2040년 이후 또다시 공항 포화 상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에 제2공항 건설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토부는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을 거쳐 11월경 최종 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당초 올해 3월까지 설명회를 통해 모아진 도민 의견을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포기했다.
제주도 김남근 교통제도개선추진단장은 “공항은 전문적인 기술 분야로 자칫 도민 의견이 용역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제2공항 안으로 결정되면 올해 11월 입지까지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종안이 확정되더라도 공항 인프라 확충 사업을 착수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 예비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수립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2020년에야 착공할 수 있다. 새로운 공항을 짓는 데 공사 기간이 7∼10년이 소요될 것을 감안하면 정상적으로 추진해도 2030년에야 공항 문제가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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