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돈으로 돌려막기 영업…억대 연봉 자산설계사의 몰락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2일 16시 56분


억대 연봉을 받던 톱클래스 자산설계사가 고객의 투자금으로 돌려막기식 영업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고객의 투자금을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혐의(사기)로 전직 자산설계사 이모 씨(41·여)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자산관리 세미나 강사로 활동하다 알게 된 김모 씨(84·여)를 상대로 2009년 11월부터 2010년 4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3억48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씨는 “일시금을 개인계좌(이 씨)로 보내주면 주식과 연계된 보험 상품을 설계해 고수익을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 김 씨가 보낸 돈 대부분은 다른 고객의 보험금을 대납하고 수익금을 지급하는 데 사용됐다. 주식과 연계된 보험 상품이라는 것도 이 씨가 꾸며낸 것으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았다.

유명 자산관리회사의 ‘톱클래스(지점1등 영업사원)’ 사원이었던 이 씨는 강남치과협회 등 여러 단체에서 자산 관리 세미나 대표강사로 활동해왔던 스타 자산설계사였다. 하지만 경찰조사결과 이 씨의 빛나는 성과는 결국 고객들의 투자금을 유용해 이뤄진 허울뿐인 결과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자신의 높은 보험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대출을 받고 가족의 돈까지 빌려 쓰면서 무리하게 고객들의 손실금을 채워왔다고 경찰이 전했다.

파산 직전에 내몰린 이 씨는 결국 2010년 5월,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종적을 감췄다. 이후 약 5년간 전국을 떠돌던 이 씨는 지난달 30일 경남 창원시에서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증으로 아르바이트를 구하다 덜미가 잡혀 경찰에 붙잡혔다.

손가인 기자 ga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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