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밤 광주 동구 대인동 대인시장. 전체 상가 350여 개가 참여한 예술 야시장에는 몰려든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예술 야시장은 대인시장에 둥지를 튼 예술가들이 2011년 10월 시장 활성화 시범 프로그램으로 처음 시작했다.
야시장 방문객은 2012년 2만 명(6회)에서 지난해 8만1000명(7회)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서만 벌써 6만3000명이 찾아 최대 30만 명(20회)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인기가 치솟는 것은 예술 야시장이 독특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밤 대인시장 600m 구간에는 200여 개의 좌판이 깔렸다. 한 고깃집 앞에는 떡갈비를 사려는 20, 30대 젊은이들이 몰려 있었다. 가격은 단돈 3000원. 김모 씨(25·여)는 연신 “떡갈비가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한 해산물 상가 앞에서는 연탄 화덕 위에 백합 조개가 익고 있었다. 백합 조개구이는 시장 막걸리 좌판의 인기 메뉴였다. 또 다른 음식점 앞에는 낙지를 나무젓가락에 말아 고추장을 입힌 호롱구이가 한창 익고 있었다. 1000원짜리 국수도 긴 줄을 설 정도로 인기다.
대인 예술시장 운영 주체 중 하나인 별장프로젝트팀 박종철 사무국장은 “시장 상인들이 기존에 판매하던 먹을거리를 최근 젊은이들의 식문화에 맞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값도 싼 편”이라고 말했다. 젊은 상인들도 ‘대인시장표’ 먹을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 카페는 오징어 한 마리를 통째로 반죽을 입혀 튀긴 독특한 튀김을 판다. 몇몇 꼬치구이 가게는 독특한 맛으로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200개가 넘는 야시장 좌판은 청년 보부상인 124개 팀, 시장 상인 70개 팀, 예술 20여 개 팀으로 이뤄져 있다. 예술품을 파는 사람들은 수제 아트상품을 제작하는 가게도 운영한다.
이달 8, 9일에 열렸고 22, 23일에 또 한 차례 열리는 야시장 주제는 ‘그 고마움의 오월’이다. 8, 9일에는 카네이션 만들기, 머그 컵에 카네이션 그리기 등의 체험이 진행됐다. 22, 23일 테마거리에서는 ‘넋展(전)’을 만날 수 있다. 넋전은 저승 가는 망자의 노잣돈을 회화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야시장 곳곳에서는 5월 주제에 맞는 풍물, 인디 뮤지션 거리공연이 펼쳐진다.
볼거리도 풍부하다. 한 평 갤러리에서는 ‘접변’을 주제로 4번째 전시가 열리고 창작스튜디오 다다에서는 ‘가족’을 주제로 ‘5월 세시봉’이 열린다. 세시봉 전시는 31명의 작가가 각자의 시선으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다. 22, 23일에는 시장 입주 작가를 비롯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 경매도 진행된다. 네팔 지진피해 돕기 모금행사도 열린다.
정삼조 별장프로젝트 총감독(54)은 “예술 야시장이 맛과 멋, 그리고 나눔이 담긴 광주만의 문화상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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