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석유공사 압수수색… 자원외교 수사 재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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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부실 정유사 고가인수 관련 투자자문사 메릴린치도 수색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사망으로 주춤했던 이명박 정부 시절의 해외 자원개발 관련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재개됐다. 검찰 수사가 당시 자원외교를 둘러싸고 끊이지 않았던 정권 실세 연루설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임관혁)는 12일 울산 소재 한국석유공사 본사와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64)의 자택과 사무실, 석유공사의 투자자문사 메릴린치 서울지점 등 3곳에 수사관 30여 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강 전 사장은 재직 중이던 2009년 캐나다 자원개발업체 하비스트와 정유 부문 계열사 노스어틀랜틱리파이닝(NARL·날)을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매각하면서 석유공사에 1조3300억 원대의 피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1월 감사원에 의해 고발당했다.

강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경영 실적을 내기 위해 부실 자원개발 업체를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무리하게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강 전 사장이 하비스트 계열사 날을 시세보다 3133억여 원 높은 1조3700억여 원에 인수한 과정을 조사 중이다. 강 전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 회사 인수 직전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현 경제부총리)을 만나 보고하고 암묵적 동의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강 전 사장이 검찰에 출석해서도 같은 진술을 하면 최 부총리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석유공사의 인수 자문사인 메릴린치 서울지점이 당시 날의 주식 가치를 시세인 주당 7.3달러보다 높은 9.61달러로 평가한 배경도 조사 중이다. 당시 메릴린치 서울지점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라 불렸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아들이 근무하며 하비스트 인수에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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