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낮에만 입원’ 추진… 효과 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8일 03시 00분


출퇴근방식… 7월까지 구체안 마련
정부 “불필요한 장기입원 줄여 건보 재정 낭비 막고 서비스 개선”
일각 “환자가정 부담… 실효성 의문”

정부가 현재 일부 재활병원이 도입한 ‘낮병동 입원제도’를 요양병원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17일 하루 일정 시간 이상 입원해 치료를 받은 뒤 당일 퇴원하는 ‘낮병동 입원제도’를 요양병원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낮 병동 입원제도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장기입원이 불필요한 요양병원 환자가 많아 이로 인한 의료서비스 저하는 물론이고 건강보험 재정 낭비를 피하기 위해서다.

현재 건강보험 수가체계는 요양병원 장기 입원환자가 많을수록 돈을 버는 구조. 이 때문에 연평균 40%씩 요양병원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기 부담이 적다 보니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들도 장기입원을 해 의료서비스 저하와 건강보험 재정낭비로 이어지고 있다. 복지부는 요양병원 환자 중 20∼40%는 장기입원이 불필요한 환자인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는 “불필요한 장기 입원환자의 수를 줄여서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낮 병동 입원제’를 도입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낮병동 입원환자들에 대한 별도의 건강보험 수가 지급 체계를 만들어 요양병원들이 낮병동 제도를 도입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우선 보험급여 대상에 해당하는 장기 입원환자의 기준도 높일 방침이다. 이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환자는 ‘낮병동 입원제’를 통해 지원을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건강보험공단, 요양병원협의회 등이 참여한 ‘요양병원수가개선협의체’를 통해 낮병동의 하루 운영시간, 수가 수준 등을 논의해 7월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낮 병동 제도 도입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간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장기 입원환자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환자와 가정의 부담이 갑자기 늘어날 수 있다는 점. 가령 치매환자는 육체활동엔 무리가 없어 장기 입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지만 가정에서 요양을 도맡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낮 병동 입원제 대상이 될 경우 가족이 늘 데려다주고 오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낮병동 입원제도’는 장기입원 환자를 줄이기 위한 여러 개선책 중 하나”라면서 “환자 가정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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