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떠나 전원서 제2인생 살자”… 17가구 40명 ‘2년후 입주’ 의기투합
방림리 ‘꽃숲마을’ 기공식 열고… 지역 주민들 초청 상견례 가져
17일 강원 평창군 방림면 방림리에서 도농 주민들이 만났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마을 주민 40명과 방림리 주민 10여 명이 함께 어울린 자리. 이들은 2년 뒤면 한 마을 주민이 된다. 성미산마을 주민들이 방림리에서의 전원생활로 제2의 인생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은 성미산마을 주민들이 머물 방림리 ‘꽃숲마을’의 기공식이 열린 날. 거기에다 이들이 방림리 주민들을 초청해 더불어 살게 된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기공식을 마친 뒤 참석자들은 성미산마을 주민들이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예비 이웃사촌으로서 상견례를 가졌다.
강원도 내 곳곳에 전원생활 터가 조성돼 귀농·귀촌이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의 한 마을 주민이 단체로 이주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성미산마을 주민들은 이미 8년 전 전원생활을 구상했다고 한다.
성미산마을은 주민들이 육아, 교육, 문화 등 공동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해 생활하는 지역 공동체로 유명한 곳.
주민들은 서울을 떠나 전원생활을 함께 하기로 약속하고 적합한 장소를 물색해 오다 이곳 꽃숲마을을 새로운 터전으로 선택했다. 서울에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인 데다 경치 또한 뛰어난 점이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앞으로 성미산마을 주민을 주축으로 17가구가 꽃숲마을로 이주할 예정이다. 1가구는 이미 입주를 마쳤고, 1가구는 집을 짓고 있는 중이다. 이날 기공식을 통해 나머지 15가구의 주택 신축이 시작된 셈이다.
박흥섭 꽃숲마을 조성 추진위원장(54)은 “나이 들어 은퇴할 때가 되면 귀촌해서 같이 살자던 주민들의 오래전 약속이 지켜지고 있는 것”이라며 “2017년까지는 이주가 완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주하면 방림면은 주민이 40명가량 늘어난다. 지역 주민들은 벌써 한적한 시골마을에 젊은 층과 어린이들이 이주해 북적거릴 2년 뒤를 기대하고 있다. 최찬웅 방림면장은 “지역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어린이들도 있어 마을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주가 완료될 때까지 행정·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덕만 농림축산식품부 귀농귀촌종합센터장은 “공동체 생활을 하던 주민들이 단체로 이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응이 좀 더 쉬울 것”이라며 “귀촌의 성공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꽃숲마을은 강원도가 전원생활을 희망하는 은퇴자들을 위한 ‘시니어 낙원’ 사업 지구 가운데 하나다. 도와 해당 시군은 18개 지구의 시니어 낙원을 선정해 진입 도로 및 상하수도 기반 시설을 조성하고 있다. 또 도시민 유치를 위해 시니어 낙원을 홍보하고 있다. 홈페이지(www.provin.gangwon.kr/gw/senior)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2009년부터 추진된 시니어 낙원은 도내 18개 마을에 269가구가 들어설 계획으로 현재까지 주택 104채가 준공돼 122명이 입주했다. 나머지 주택이 완공되면 현 입주자를 포함해 총 620여 명이 이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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