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흥인지문 성벽은 왜 이중으로 쌓았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1일 03시 00분


서울시 21일 ‘사대문 학술대회’

사대문(四大門)의 대표는 국보 1호 숭례문이다. 하지만 최근 뜨고 있는 것은 바로 흥인지문(보물 1호)이다.

20일 학계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최근 한양도성 관련 연구는 도성 전체의 군사, 역사적 의미를 넘어서 각 성문들의 학술, 조형, 문화적 가치에 더 주목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사대문 가운데 가장 특이한 형태를 갖춘 흥인지문이다. 이 문은 사대문 중 유일하게 성문 보호를 위해 성문 밖으로 한 겹의 성벽을 더 둘러싼 ‘옹성(甕城)’을 갖춘 게 특징이다. 문이 들어선 서울 종로구 종로6가 일대가 도성 일대에서 지세(地勢)가 가장 낮은 편이라 군사적으로 매우 취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상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흥인지문은 1592년 임진왜란 초기 일본군 선봉장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에게 가장 먼저 함락되는 수모를 겪은 비운의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조형적으로 가장 웅장한 문은 역시 숭례문.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숭례문은 왕이 국가 대소사 때마다 출입한 정문으로 단청과 장식이 매우 훌륭하다. 500년을 버티다 1915년 전차 복선화 공사로 헐려버린 돈의문(서문), 문을 열면 도성 풍속이 음란해진다는 이유로 내내 닫혀 있던 숙정문(북문)도 각각의 사연이 있다.

특이한 점은 최근 학계에서 한양도성 성곽과 사대문의 군사적, 방어적 의미를 애써 강조하지 않고 있다. 한동수 한양대 교수(건축학부)는 “산성을 위주로 전투를 하는 우리의 경우 성곽은 영역을 확정짓고 기본적 통제를 위한 수단에 불과해 성곽시설은 빈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사대문의 가치를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21일 서울역사박물관(종로구)에서 연다. 자세한 문의는 02-2133-2667(서울시 한양도성도감).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흥인지문#성벽#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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