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킹 “100년 안에 인간이 지배당하는 세상 올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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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
인공지능, 인류를 위협할까

슈퍼컴퓨터에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설치해 만든 ‘왓슨’은 2011년 2월 미국의 유명 TV 퀴즈쇼 ‘제퍼디’에서 우승했다. 동아일보DB
슈퍼컴퓨터에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설치해 만든 ‘왓슨’은 2011년 2월 미국의 유명 TV 퀴즈쇼 ‘제퍼디’에서 우승했다. 동아일보DB
“100년 안에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우수해진다. 컴퓨터가 사람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세계적인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1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자이트가이스트 2015’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수많은 로봇 영화에서 우려한 ‘로봇의 반란’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호킹 박사는 지난해 12월에도 B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이 인류의 종말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현재 인공지능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아직은 영화와 비교하면 초보적인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인간형 로봇은 제한된 조건에서 입력된 명령을 수행하는 수준이다. 계단을 걸어 올라가라는 명령을 받더라도 평소보다 계단이 조금 높거나 낮아지면 발이 걸려 넘어진다. 스스로 높이를 감지해 발목 힘을 가감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청소용 로봇은 실제로 제한된 주변 환경에 맞춰 미리 다양한 조건을 지정해 입력시킨 경우다. 완벽한 인공지능이란 결국 수많은 변수를 꼼꼼히 예측한 로봇 개발자의 지능인 셈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가장 뛰어난 인공지능은 IBM이 만든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이 꼽힌다. 왓슨은 수많은 정보를 모아 두고 그중에서 답을 골라내는 추론 능력이 뛰어나다. IBM은 왓슨의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 2011년 미국 유명 TV퀴즈쇼 ‘제퍼디’에 내보내기도 했다. 여기에서 왓슨은 인간 챔피언 2명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IBM은 왓슨을 환자의 증세를 듣고 의사에게 적절한 진단법을 추천하는 의료용 컴퓨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IBM은 이달 5일 미국 내 14개 암 치료센터와 공동으로 왓슨을 활용한 암 치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영화 속 로봇 같은 진정한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해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나는 컴퓨터 성능을 지금보다 더 높여 웬만한 상황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방대한 명령을 하나도 빠짐없이 지정해주는 것이다. 고성능 양자컴퓨터 등이 실현될 경우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아예 ‘인공두뇌’를 만드는 것이다. 컴퓨터 속에 뇌신경 세포를 가상으로 만든 다음 뇌세포 수를 계속 늘려가면서 서로 신호를 주고받도록 하면 진짜 뇌처럼 움직인다. 다만 이 방법은 의학적으로 인간 두뇌의 비밀이 풀린 이후에야 가능해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준호 KAIST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장은 “로봇이 100%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진짜 인공지능 기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면서 “세계 최고 성능의 로봇이 모이는 미국 재난구조로봇 대회(DRC)에서도 중요한 명령은 사람이 원격으로 직접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호킹#인공지능#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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