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을 방문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감염된 A 씨(68)가 23일 심각한 호흡곤란을 경험하며 한때 위급한 상황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24일 A 씨가 23일 오후 6시 반경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산소 포화도가 정상 범위 이하로 떨어져 산소 공급 방식을 ‘산소호흡기’에서 ‘기도 삽관 및 기계 호흡 치료’ 방식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기도 삽관 및 기계호흡 치료는 인공호흡기를 목구멍 쪽으로 집어 넣어 호흡을 도와주는 시술로 일반 산소호흡기보다 상태가 위중할 때 많이 쓰인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환자가 일시적인 호흡곤란을 겪을 땐 인공호흡기를 목구멍 쪽으로 집어넣고, 장기적인 호흡곤란이 예상될 땐 목 부위를 절제한 뒤 인공호흡기를 삽입한다. 기도 삽관 및 기계호흡 치료가 진행된 뒤 A 씨의 호흡상태는 안정적으로 돌아왔고, 산소 포화도 역시 회복됐지만 폐렴 증상은 여전히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를 통해 메르스에 감염된 부인 B 씨(63)와 같은 병실을 썼던 C 씨(76)는 현재까지 발열 외에는 관련 증세가 없는 상태다. 한때 발열 증세가 있다고 주장했던 C 씨의 딸도 현재까지 메르스 의심 증세는 없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A 씨와 접촉한 뒤 자택 격리 중인 64명의 가족과 의료진 중 감염이 의심돼 추가 검사에 들어간 이들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 참석한 뒤 23일 귀국한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국립인천공항검역소를 방문해 “앞으로 2주간이 메르스 확산을 막는 고비가 될 것”이라며 철저한 검역을 당부했다.
보건당국은 중동 지역에서 5, 6월에 메르스 감염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해 여행업계를 대상으로 낙타와 접촉하는 체험 프로그램의 진행을 자제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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