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지나면 실종 아동 문제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줄어든다. 5월 내내 적어도 하루 한 건씩 실종아동신고센터로 걸려 오는 제보 전화도 6월만 되면 자취를 감춘다. 실종 아동 부모들은 매년 5월을 맞으면서 ‘이번에는 찾겠지’ 하며 설레다가도 한 달이 지난 후엔 가슴속 한이 더 깊어진다고 한다.
실종 아동 어머니인 전길자 씨(68)의 사연이 본보에 보도된 25일, 전 씨는 벅찬 마음에 기자와의 통화를 제대로 이어 가지 못했다. 그는 “쏟아지는 응원과 격려의 말에 감사하다는 생각만 든다”면서도 “5월이 지나도 지금처럼 꾸준히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힘주어 전했다.
실종 아동 부모를 만나 취재해 보면 그동안 사회의 무관심에 상처 받은 마음속 ‘생채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세계 실종 아동의 날’(25일)이 있는 5월에는 앞다투어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차가워진다. 5월에는 잘 받아 주던 실종자 전단을 받자마자 내팽개치는 사람도 크게 늘어난다고 한다. 바닥에 버려지고 쓰레기통에 던져진 전단을 발견하면 실종 자녀를 둔 부모는 마치 그토록 찾고 싶었던 아이가 다시 버려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정성껏 받아 진지하게 읽어 주는 것만으로도 실종자 가족에겐 큰 힘이 되는 듯하다.
실종자 가족의 가슴을 후벼 파는 일은 무관심 말고도 또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개인의 소소한 소식이 사회에 빠르게 퍼져 나가는 시대라 온라인에 노출되길 기대하는 부모가 많을 줄 알았다. 보건복지부 산하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실종 아동을 재단에 등록한 230여 가정 중 단 100가정만 언론에 실종 사실을 알리길 원했다. 제보 전화 한 통이라도 더 받길 원하는 실종 아동 부모의 처지를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다.
딸 한소희 씨를 찾고 있는 어머니 이자우 씨(56)는 “예전에 댓글을 보다가 충격을 받은 뒤 인터넷 댓글은 이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격려와 응원은커녕 욕설과 패륜적 내용의 댓글이 심심치 않게 달린다고 한다.
전단 한 장, 인터넷의 실종 아동 사진을 살피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야말로 순간이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 1분간의 관심, 격려하는 댓글 하나가 실종 자녀를 애타게 찾는 부모에겐 큰 힘이 된다. 5월이 지나도 제대로 된 관심이 실종 아동 부모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단 한 명이라도 꼭 찾아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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