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3월 2일 본보 지면에는 서울대 가정의류학과에 입학한 한 남학생의 사진이 이 같은 설명과 함께 실렸다. 그때만 해도 ‘금남의 영역’으로 여겨진 가정대학에 남학생이 입학했다는 사실이 그 자체로 흥미로운 뉴스거리였다.
3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교육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이 교육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대학의 가정대학(생활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남학생은 1985년 552명에서 2014년 2만893명으로 38배가 됐다. 가정대학 남학생 비율도 1985년에는 2.9%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35.7%로 크게 늘었다.
가정대학의 남학생 비율은 매년 1∼2%포인트씩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시기별로 보면 1990년대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1990년 6.8%였던 남학생은 2000년 22.8%로 크게 늘었다. 최근 5년 사이에도 남학생 비율은 5%포인트 늘었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의 2014년 가정대학 남학생 비율을 보면 서울대 24.3%, 연세대 25.6%, 한양대 34.2% 등을 기록했다.
국내 가정대학은 이화여대의 전신인 이화여전이 1926년 개설한 가사과가 시초다. 이후 여학생 위주 전공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1990년대 대부분 대학들이 가정대학 명칭을 생활과학대학으로 바꾸면서 남학생 입학이 늘기 시작했다. 현재 생활과학대학은 식품영양학, 의류학, 아동학 등 전통적인 가정대학의 전공 분야뿐만 아니라 주거디자인, 시설관리학 등의 분야로 확대됐다.
생활과학대학에서 남학생 비율이 늘어난 것은 가정과 서비스업에 대한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패션이나 인테리어 디자인, 외식 등의 분야가 각광받는 데다 관련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남성이 많아지면서 남학생들의 생활과학대학 지원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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