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 3개월간 한밤중 해수욕장 찾아 헤맨 30대,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7일 16시 33분


지난해 9월 새벽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적이 드문 모래사장을 조심스레 걷던 박모 씨(36)가 갑자기 쪼그려 앉았다. 주변에선 ‘삐삐’하는 기계음이 나지막하게 울렸다. 그는 무언가를 집어 들고 잠시 바라본 뒤 호주머니에 넣고 다시 걸었다. 마치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를 하는 듯한 박 씨의 행동은 부산 해운대·송도, 충남 대천, 전남 가계 해수욕장 등 4곳에서 3개월이나 계속됐다.

박 씨가 해수욕장을 찾아 헤맨 이유는 피서객들이 흘린 반지 귀고리 등을 찾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박 씨는 지난해 6월 인터넷에서 250만 원을 주고 금속탐지기까지 샀다. 이런 수고 덕분에 박 씨는 해수욕장 4곳에서 5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경찰은 누군가 장물로 보이는 귀금속을 계속 가져와 판매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추적 끝에 박 씨를 검거했다. 조사 결과 박 씨는 지난해 주식 투자로 1000만 원 가량을 잃자 이 같은 일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타인의 재물을 주우면 경찰 치안센터나 유실물보관센터 등에 신고해야 한다”며 “6개월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습득자에게 소유권이 넘어간다”고 밝혔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27일 박 씨를 점유물이탈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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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15-05-28 01:53:16

    이런 식으로 처벌 말고 조폭이나 일망타진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엉뚱한 곳에 시간 허비하니 조폭살인자 천국인 한국입니다. 직급이 낮은 경찰은 이런 식으로 시간 떼우고, 간부들은 승진 노리고 유명 정치인 또는 정부 고위층에 줄 댈려고 또는 재산 증식노력만 하고..

  • 2015-05-28 01:50:00

    이런 경우 처벌은 너무 한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도 이런 사람 있는데...청문회 나온 장관 총리들은 모두 도둑 인간 아닙니까? 안대희는 5개월동안 변호사 노릇으로 16억 벌어 총리 낙마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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