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선장 없는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불안한 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29일 개관하는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관장이 공석인 데다 기업 입주 및 콘텐츠 부족으로 초기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대구시 제공
29일 개관하는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관장이 공석인 데다 기업 입주 및 콘텐츠 부족으로 초기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대구시 제공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가 29일 개관한다. 2012년 4월 착공한 지 3년여 만이다. 지난해 11월 준공 후 우여곡절 끝에 운영을 시작하지만 안팎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30억 원을 들여 건립한 DTC는 총면적 4만9667m²에 9층 규모다. 섬유박물관과 비즈니스센터, 다목적홀 등 3개 동이 ‘ㄱ’자 형태로 이어져 있다. 섬유산업의 역사를 보여주는 섬유박물관이 특징이다. 디자이너와 섬유 미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패션관과 우수섬유제품을 선보이는 산업관, 슈퍼섬유의 발전 모습을 담은 미래관 등이 1∼4층에 들어섰다. 1960년대 서문시장 포목점을 재현한 공간과 1890년대부터 최근까지 의류를 보여주는 서양 패션 100년의 역사 전시실 등이 마련됐다. 1917년 영국에서 생산된 연조기(실 굵기를 고르게 뽑는 기계)와 시대별 재봉틀로 만든 전시관도 있다.
섬유업계의 ‘최초’ ‘최고’ 기록을 세운 기업 7곳이 만든 섬유기업실은 실을 뽑아 천을 짰던 방직기계와 다양한 신소재로 꾸몄다. 미래관에는 탄소섬유로 만든 자동차와 소방복 등 제복을 정보기술(IT) 프로그램으로 체험하는 공간이 있다.
다양한 개관 행사도 열린다. 29∼31일에는 개그맨과 가수가 진행하는 청춘 콘서트와 패션쇼, 섬유 퀴즈대회 등이 마련된다. 7월 31일까지 유명 디자이너 작품전도 열린다. DTC 운영기관인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 이의열 회장은 “미래 섬유산업을 여는 창조적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섬유업계는 초기 운영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운영에 필수적인 기업 입주가 45% 안팎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동구 이시아폴리스에 들어선 DTC는 접근성이 떨어져 기업 입주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많다. 섬유박물관 전시품도 개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대구시는 섬유전문 박물관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관련 유물을 추가 수집하고 있다. 올해 3월 공개 채용한 초대 관장도 개관을 앞두고 갑자기 해임됐다.
이런 가운데 섬유업계 관계자들은 1998년 흐지부지됐던 ‘밀라노 프로젝트’를 떠올린다. 한 섬유기업 대표는 “당시 대구 섬유업을 이탈리아 밀라노처럼 키우겠다고 10여 년간 8000억여원을 들였지만 쇠락한 섬유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지 못한 것은 명확한 목표와 고민이 부족했기때문”이라며 “DTC도 별 역할을 못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2019년까지 공실률을 5%대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8년부터 예산 지원 없 는 자립 경영 체제를 갖출 방침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섬유산업의 역사 문화 비즈니스를 한곳에서 접하는 명소로 만들 것”이라며 “연말까지 임대율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기업 유치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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