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변북로 차선, 밤에 잘 안보인다 했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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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도료 시공… 잘 지워지고 희미
업자 구속… 브로커 등 78명 적발

야간에 서울 강변북로의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문 시공업체 대표 유모 씨(49)를 구속하고 브로커 박모 씨(43)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일반도장 업체 및 전문 시공업체 대표, 브로커 등 77명과 법인 58곳은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모 씨(48) 등 일반도장 업체 대표 79명은 차선 도색 공사를 낙찰 받은 뒤 브로커를 통해 전문 시공업체에 넘기면서 자신들 업체명으로 공사를 하게 했다. 공사를 넘겨받은 업체들은 대부분 아파트 외벽도장 등을 하는 업체로 장비와 기술력이 부족했다.

브로커 박 씨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수수료를 주고 30여 건의 공사를 넘겨받았다. 이어 공사 대금의 5∼10%를 자기 몫으로 챙긴 뒤 전문 시공업체에 공사를 넘겨줘 강변북로 차선 도색 공사를 맡겼다. 경찰은 박 씨가 챙긴 돈이 1억4000여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비가 줄어든 전문 시공업체는 내구성이 떨어지는 불량 도료를 사용했다. 구속된 유 씨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7건의 공사를 하면서 질이 안 좋은 도료에 빛을 반사하는 유리알만 섞어 공사한 후 구청 등 발주처에는 특수도료를 사용한 것처럼 보고해 총 16억59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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