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의 찬란한 해를 상징한 사명처럼 지난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전국 40위, 영남지역 건설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자기자본금 부문에서도 1위였다. 현재 사업 수주 잔량만 3조 원대다. 지금까지 공급한 아파트는 3만 채가 넘는다.
외형과 내실이 탄탄한 동일의 강점은 내부 소통과 고객 신뢰다. 평온하고 안락한 뜻을 지닌 ‘동일스위트’ 브랜드답게 직장 분위기도 가족 같다. 부산 동종업계 중 60대 이상 임원진이 6명으로 가장 많다. 이들은 모두 현장 기술 부서 출신. 12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도 ‘일’이라면 너 나 따로 없다. 입사 3년 차인 공무부 박소윤 씨(27·여)는 “1, 2, 3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 같은 회사다. 의사소통도 자유롭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동일스위트에 대해 ‘신뢰’와 ‘저렴한 분양가’를 으뜸으로 친다. 본보기집과 실제 공급 아파트의 구조와 자재는 99% 일치한다. ‘속이지 말라’라는 창업주 김종각 회장(76)의 소신 때문이다. 경남 산청에서 맨손으로 와 자수성가한 김 회장은 집 없는 서민에게 좋은 집을 싸게 공급하는 것이 모토다.
2010년부터 2세 경영에 뛰어든 김은수 사장(46)의 경영 철학은 ‘관리는 안정적으로 사업은 과감하게’다. 이는 부친의 영향이 컸다. 무리하지 않고 가능한 범위에서 사업을 벌인다. 결단력과 집념은 부친의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건설 경기가 어렵던 2010년 개발이 지지부진하던 기장군 정관면 정관신도시에서 동일스위트 1, 2, 3차 5000채 분양 대박은 업계에서 전설처럼 전해진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김 회장 부자의 ‘사업 촉(감각)’이 그대로 들어맞았다. 그 덕분에 정관신도시 건설 붐이 일어났다며 사업시행처인 부산도시공사가 동일 측에 수차례 고마움을 전할 정도였다.
향토 기업으로 자존심을 세운 일은 유명하다. 부산 도심 동구 범일동에 골조만 올라간 채 14년째 흉물로 방치된 일명 ‘장영자 빌딩’을 2012년 400억 원대에 매입했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나섰으나 사업성이 없다며 모두 포기했던 건물이다. 지하 6층∼지상 25층, 연면적 10만6000m²로 업무용 단일 건물로는 부산 최대였다. 동일은 이 건물을 사 지난해 보석으로 만들어 냈다. 현재 오피스텔 분양 중이며 동일 본사도 이곳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수익은 안 나지만 부산의 골칫거리를 하나 해결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기념비적인 사업이다”라며 뿌듯해 했다.
이를 기반으로 동일은 이제 전국구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968채 분양을 시작으로 대전 대덕,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에서도 주택사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 용인시와 고양시 일산, 서울 휘경 방화 삼성 대치동에서 성공리에 사업을 마쳤다.
회사 성장세에 걸맞게 수년 전부터 사회 공헌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1년에 5000만 원에서 1억 원 정도를 각 기초자치단체에 기탁하고 있다. 올해는 장학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개장한 부산시민공원에 5억 원 상당 전통 정자를 만들어 시민 휴식공간으로 기부했다. 임종성 상무(70)는 한마디로 “불모지에서 신기루를 만들어 내는 회사가 동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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