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인 지난달 30일 강원 정선의 이름 없는 밀밭 작은 오솔길에서 소박한 결혼식이 열렸다. 푸른빛 턱시도를 입은 신랑과 순백의 면사포를 쓴 신부는 오솔길을 따라 걸어왔다. 하얀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두 사람의 행진에 맞춰 풍금을 연주했다. 두 사람의 일가친척 수십 명은 박수로 축하했다. 이 영화 같은 결혼식의 주인공은 톱스타 원빈(38)과 이나영(36)이었다. 결혼식이 끝난 뒤 강가 옆에 가마솥이 걸렸고 친지들은 따뜻한 국수를 나눠 먹었다. 여느 톱스타의 결혼식처럼 화려한 꽃장식이나 연예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원빈의 고향 정선에서 함께 예식을 올릴 들판을 찾고 꽃 한 송이까지 결정하며 결혼식을 직접 준비했다. 원빈의 턱시도와 이나영의 웨딩드레스는 이나영과 10년 넘게 친분을 쌓은 지춘희 디자이너가 제작했다.
결혼식 하루 뒤인 31일 두 사람의 결혼식 사진이 공개되자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하루 종일 톱스타 커플의 소박한 결혼식에 주목했다. 한 누리꾼은 “연예인들이 저렇게 검소한 예식을 치러야 일반인들도 따라서 허례허식 없는 건전하고 소박한 결혼식이 정착된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결혼을 발표한 배우 배용준과 박수진은 ‘강제 검소’ 결혼식을 올려야겠다. 안 그러면 이미지가 나빠질 것”이라는 글도 올렸다. 일부 댓글에선 최고급 호텔에서 수억 원대 결혼식을 올렸던 한 연예인 부부를 다시 언급하며 두 사람과 비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소속사인 이든나인은 보도 자료를 내고 “태어나고 자란 그 땅 위에 뿌리 내린 경건한 약속을 기억하며 삶의 고비가 찾아와도 쉬이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나무처럼 한결같이 살아가겠다”고 했다. 소속사는 신접살림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차렸으며 2세는 ‘되도록 빨리’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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