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격리에… 메르스 환자 한 병원서만 12명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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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다섯째주말 3명 늘어 총 15명 확진
최초 감염자와 다른 병실서도 7명… 전염력 과소평가한 당국 대응 논란
中- 홍콩, 환자 접촉한 79명 격리

격리센터 설치한 병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의심 증세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보건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병원 응급실 앞에 메르스 감염자 격리 센터가 설치됐다. 증세가 있는 사람들의 신고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조치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격리센터 설치한 병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의심 증세가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보건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병원 응급실 앞에 메르스 감염자 격리 센터가 설치됐다. 증세가 있는 사람들의 신고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조치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자가 5월 30, 31일 3명이 추가로 확인돼 전체 환자가 15명으로 늘어났다.

3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새로 확인된 메르스 감염자 3명은 모두 최초 감염자인 1번 환자(68)가 지난달 15∼17일 입원했던 경기 P병원의 같은 병동 내 다른 병실에 있던 사람들이다. 이에 따라 P병원에서 감염된 사람은 총 12명(부인, 같은 병실 이용자 3명, 의료진 1명, 다른 병실 환자와 방문자 7명)으로 늘어났다.

13번째 환자(49)는 이 병동의 다른 병실에 입원한 부인(49·12번째 환자)을 간병하는 과정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14번째 환자(35)도 같은 병동의 다른 병실에 입원한 환자였고, 15번째 환자(35)는 같은 병동 다른 병실에 입원한 어머니를 매일 병문안했던 사람이다.

1번 환자와 직접 접촉한 적이 사실상 없는 ‘P병원 동일 병동 내 다른 병실’ 감염자가 7명으로 늘어나면서 메르스의 전염력이 강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보건당국이 1번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있었던 사람들에 대한 격리 조치를 너무 소극적으로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건당국은 처음에는 같은 병실에 있던 환자와 가족만 격리했다가 지난달 28일 동일 병동 내 다른 병실 감염자인 6번째 환자(71)가 나온 뒤에야 해당 병동의 환자와 방문자들을 격리 대상에 포함시켰다.

현재 P병원에 입원했거나 방문해 격리 조치된 사람은 총 129명. 보건당국은 이 가운데 50세 이상이면서 만성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에 속하는 약 35%를 국가지정병원 격리병동에 보냈고, 나머지는 자가 격리를 시키고 있다.

1번 환자와 특별한 접촉도 없었던 동일 병동 환자 수가 늘면서 ‘3차 감염’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1번 환자가 아닌 다른 환자를 통해 감염되는 사례를 의미하는 3차 감염자가 대거 발생할 경우 지역사회로 메르스가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이 같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현재까지 발견된 사례 모두 증세가 나타난 시점을 고려할 때 최초 환자와의 직간접 접촉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메르스에 감염된 채 중국으로 출국한 10번째 환자(44)는 현재 광둥(廣東) 성 후이저우(惠州) 시 인민병원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홍콩 보건당국은 10번 환자와 접촉해 감염이 의심되는 ‘밀접 접촉자’ 79명을 격리했지만 아직 특이 증상이 나타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형 turtle@donga.com·김수연 기자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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