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원 前석유공사 사장, 1조원대 배임혐의 소환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일 17시 32분


코멘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임관혁)는 1일 오전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64)을 1조 원대 배임 혐의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날 강 전 사장을 상대로 2009년 10월 캐나다 자원 개발 업체 하베스트를 인수하면서 부실 계열사인 노스애틀랜틱리파이닝(NARL)을 1조3700억 원(약 12억2000만 달러)에 함께 인수한 과정을 조사했다. 검찰은 석유공사가 지난해 8월 NARL을 매입가의 7~8% 수준에 불과한 1000억여 원(약 9700만 달러)에 되팔아야 했던 점 등을 고려해 매입가 전액을 강 전 사장의 배임 액수로 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 전 사장이 NARL의 부실을 보고 받고도 무리하게 인수한 정황이 짙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2009년 10월 14일 석유공사 실무진들은 하베스트가 NARL을 함께 매각하려 하자 협상을 중단하고 콜롬비아 자원 개발 업체 퍼시픽 루비알레스 측과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강 전 사장은 해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지 사흘만인 같은 달 21일 하베스트와 NARL을 동시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석유공사를 관할하는 지식경제부가 NARL 매입 과정에 개입했는지도 주요 확인 대상이다. 석유공사는 지경부 등이 참가한 공공기관장 경영평가에서 2008년 C등급에 그쳤지만 2012년 A등급을 받았다. 강 전 사장이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인수 건을 보고한 뒤 암묵적인 동의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해 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검찰 수사가 전 정권 인사들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찰은 강 전 사장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추가 수사를 한 뒤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