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전학과 역사학 분야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벽사(碧史) 이우성 선생(90·사진)이 평생 모은 장서 3000여 권을 대학에 기증했다. 부산대는 최근 이 선생이 후학 양성을 위해 고문헌 자료 1020권, 한학 일반 자료 2120권 등 고전과 역사학 관련 서적 3140권을 부산대 도서관에 기증했다고 1일 밝혔다.
기증 장서에는 담정총서(潭庭叢書), 이이엄집(而已嚴集), 항재집(恒齋集), 성헌집(省軒集) 등 조선 후기 실학자들의 자료를 비롯해 한문학의 새 지평을 연 여항문인 자료와 지역의 전통 지식인들이 근대 전환기를 맞아 사상적 갱신과 학문적 실천을 도모했던 서적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 선생은 “고전 연구와 인문 고전 정신을 되살리는 밑거름으로 삼아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했다”고 말했다.
이 고서들은 조선 후기 한학 연구와 지방에서 활동했던 지역 지식인의 시대정신 등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대 도서관은 기증받은 도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뒤 9월 부산대 밀양 캠퍼스에 이 선생이 태어난 고가의 이름을 따 ‘쌍매당문고(雙梅堂文庫)’라는 특별 전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선생은 1899년 경남 밀양에 민족교육기관인 ‘화산의숙(華山義塾)’을 세워 후진 양성을 위해 평생 노력했던 항재(恒齋) 이익구 선생의 증손자이자 ‘성호집(星湖集)’을 간행해 조선후기 실학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만든 성헌(省軒) 이병희 선생의 손자이다. 성균관대 교수와 연세대 석좌교수를 지내고 민족문화추진회장과 이사장, 퇴계학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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